"우리는 살 날이 많이 남았다" 독일 곳곳 총선 앞두고 기후 파업..그레타 툰베리도 참석
[경향신문]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독일 베를린에서 24일(현지시간) 수천명의 기후 활동가들과 함께 기후파업 집회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 전역에서 기후파업이 벌어졌다.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학교에 가는 대신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을 비롯해 수천명이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지금은 기후야, 숙제는 나중에’, ‘기후정의’, ’우리는 살 날이 많이 남았고, 세계가 필요하다‘, ‘행성B는 없다(No planet B)’, ‘석탄 대신 자본주의를 불태워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에 명시된대로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최대 섭씨 1.5도로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는 요구이다.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를 시작해 세계 기후운동을 불지핀 툰베리도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베를린 집회에 참석했다. 툰베리는 이틀 후 열릴 총선에서 가장 급진적인 기후대책을 내놓은 녹색당 지지와 투표를 넘어선 행동을 호소하는 연설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투표만으로는 변화를 이끌 수 없다. 거리로 나와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전 세계 80개국, 1000여곳의 도시에서 글로벌 기후 파업을 조직했다고 전했다.
활동가들은 독일 연방 총선을 이틀 앞두고 각 정당이 기후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 독일 지부를 이끄는 루이자 노이바우어는 “이번 총선에서 정당들이 기후 재앙을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큰 변화는 거리에서 압력을 가할 때만이 가능하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기후대응은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힌다. 특히 지난 7월 서부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백명이 숨진 여파가 컸다. 하지만 각 정당들이 기존 정책에 대한 반성과 강력한 기후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대홍수 현장에서 후임자에게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촉구했지만 자신의 기후 유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독일 정당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기후 정책을 내놓은 정당은 녹색당이다. 녹색당은 현재 독일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시한인 2038년이 아닌 2030년까지 석탄 에너지 사용을 중단하는 내용의 정책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금요일 활동가들은 녹색당이 내놓은 정책도 섭씨 1.5도 이내 상승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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