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꿈의 전고체 배터리' 상온충전 기술 개발 성공

윤형준 기자 2021. 9.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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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행거리 크게 늘려

LG에너지솔루션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핵심인 상온 충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적고,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60도 이상 고온에서만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한계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음극재의 소재를 바꿔 25도 상온에서도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신기술로 이런 난제를 해결했다. 관련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이 액체인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로 돼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전하다. 하지만 충전 속도가 늦고 고온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LG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음극재 소재를 리튬 금속에서 마이크로실리콘으로 대체해 상온에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냈다. 500회 이상 충·방전을 한 실험에서도 80% 이상의 에너지 용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내부 구조가 바뀌면서 온도 민감성이 낮아졌다”며 “이 기술을 적용하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40%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가 실제 전기차에 탑재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실리콘 음극재는 충전 과정에서 부피가 팽창하는데, 그대로 전기차에 탑재하면 배터리 부품이 뒤틀려 전기차 작동이 멈출 수 있다. 충·방전 500회는 리튬 이온 배터리(1000~2000회)와 비교하면 수명이 짧은 편이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대 교수는 “LG가 개발한 배터리는 작은 크기의 실험용 배터리로, 대용량 양산 배터리로 같은 성능을 구현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LG뿐 아니라 글로벌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일본 도요타는 이달 초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LG와 마찬가지로 실리콘 음극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대차와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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