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섣부른 예측은 거부한다, 투박하지만 예리하고 깊다 '스틸워터' ★★★

김경희 2021. 9. 2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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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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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프랑스 마르세유 감옥에 갇힌 딸 '앨리슨'의 무죄를 입증할 마지막 기회를 위해 나서는 아빠 '빌'. 과거부터 잘못되어 온 딸과의 관계 회복과 동시에 무죄도 입증해야 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빌'에게 조력자 '버지니'가 나타나 돕지만 '빌'을 의심하고 추적하는 경찰까지 등장한다. 사건의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빌'은 예기치 못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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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영화 '스포트라이트'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거머쥔 토마스 맥카시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그는 해외 유학 중이던 교환학생이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아만다 녹스’ 사건을 모티브로 장장 18개월에 걸쳐 각본 작업을 했다고 한다. 대본으로도 연출로도 이미 실력을 입증한 토마스 맥카시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더불어 '레버넌트' '이터널 선샤인' '라이프 오브 파이' '오션스' 시리즈 등을 만든 제작진이 참여했다. 이들의 조합이 얼마나 정교한 프로덕션을 이끌어 낼지 기대가 된다.

주인공 맷 데이먼도 빼 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굿 윌 헌팅'부터 '오션스' 시리즈, '본' 시리즈, '마션', '인터스텔라', '포드 V 페라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 작품마다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맷 데이먼은 실제로도 네 딸의 아버지이자 가족을의 이름을 타투로 새길 정도의 딸바보로 정평이 나 있다. 영화 속 캐릭터와 이미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맷 데이먼의 열연으로 이 영화는 제74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되어 뜨거운 박수갈채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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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공개된 시놉시스만 보고 영화를 보고나니 '속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영화는 단순히 딸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한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다룬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가 시작되면 억울한 상황에 닥친 딸의 모습이 보여지고 이내 울고불며 붙잡혀가는 딸, 딸을 위해 그때부터 눈이 뒤집혀 진범을 추적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딸의 평가를 잘 모르는 사람의 입을 통해 듣게 된 아버지는 덤덤하게 사실을 받아들이지만 막상 딸이 자신의 말에 감동하며 눈물로 가슴에 와락 안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달라진다. 딸을 위해 뭐라도 해줄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졌다. 딸에게 인정받고 싶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아버지 '빌'의 진실 찾기 과정은 험난했다. 엉망으로 살아왔던 과거는 사소한 일에도 연관되어 꼬리표 처럼 따라왔다. 딸만 구하면 된다는 그의 사고 방식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마야'와 '버지니'의 도움으로 그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투박했던 그의 모서리는 사랑으로 다듬어졌고, 무뚝뚝했던 그의 입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수 있었다.

하지만 '빌'의 부성애와 '버지니'의 모성애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첫 만남에서 '딸만 구하면 된다'는 '빌'과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줄수 없다'는'버지니'의 갈등은 단순한 말 싸움이 아닌 근본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부모'라는 관점에서 보면 '빌'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과연 '빌'은 잘 한걸까? 이 영화는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강조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할많하않'을 참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가 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은 관객이 영화를 보며 스스로에게, 또는 함께 본 이들과 함께 질문하고 답하며 계속 이어갈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 동안 석유 채굴 노동자로 일해왔으며 현재는 그때 그때 닥치는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무뚝뚝하고 투박한 남자 '빌'의 등장은 의외였다. 맷 데이먼의 모습이라 쉽게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터프한 외모였다. 정말 수년간 막노동으로 단련된 몸인듯 보이는 외모로 등장한 맷 데이먼은 공허하고 생각을 읽을 수 없는 의지 없는 눈빛으로 수년간 딸의 옥바라지를 해온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가 영화의 흐름에 따라 너무나 자연스럽게 조금씩 변화하고 달라지는 모습은 컴퓨터로 치밀한 계산이라도 한 듯하다. 투박한 모습 속에서도 분노, 슬픔, 수치심, 사랑, 미안함이 정확하게 표현이 된다. 그렇기에 '빌'이 딸 '앨리슨'을 바라볼때, '빌'이 '마야'를 바라볼때, '빌'이 '버지니'를 바라볼때 우리도 함께 그들을 바라보며 변화괴는 관계와 감정의 폭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맷 데이먼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진실을 추적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 '스틸워터'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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