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문대 기숙사 '엘리베이터 논쟁'..남녀 성대결 격화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2021. 9.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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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의 명문 사범대학 기숙사에서 엘리베이터 문제로 남녀 대학원 사이에 벌어진 감정 싸움이 젠더 논쟁으로 비화되고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도 논란이 벌어졌다.

발단은 베이징 사범대 2020년 석사생과 기숙사 건물회사 관계자들이 속해 있는 채팅방에 한 여학생이 23일 올린 글이었다.

이 대학의 기숙사 건물 1~3층은 남학생들이 사용하고 4층 이상은 여학생들이 사용하는데 저층 남학생들의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시켜 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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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베이징 사범대 기숙사에서 '엘리베이터 젠더화' 논쟁
"샤워하고 돌아올때 민망, 남학생 이용 못하게 해달라"
성대결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극단적인 단어까지 등장
여학생 기숙사는 고층에, 샤워실은 1층에 위치하면서 생긴 문제
정치, 경제 등 거대 담론에 대한 입장 펴기 어려운 현실도 반영
현지 매체 왕이 캡처
중국 최고의 명문 사범대학 기숙사에서 엘리베이터 문제로 남녀 대학원 사이에 벌어진 감정 싸움이 젠더 논쟁으로 비화되고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도 논란이 벌어졌다.

발단은 베이징 사범대 2020년 석사생과 기숙사 건물회사 관계자들이 속해 있는 채팅방에 한 여학생이 23일 올린 글이었다. 이 여학생은 기숙사 아래층의 신입 학생들에게 무거운 짐이 없으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특히 여학생들이 샤워 후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특히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달라고 밝혔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한다. 남녀 기숙사가 구분돼 있지만 같은 건물을 함께 쓰는 경우도 있는데, 베이징 사범대도 그런 경우다. 이 대학의 기숙사 건물 1~3층은 남학생들이 사용하고 4층 이상은 여학생들이 사용하는데 저층 남학생들의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시켜 달라는 얘기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이 여학생의 제안에 다른 여학생들이도 호응했지만 남학생들은 공용인 엘리베이터를 여학생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공공자원을 사유화하는 것이고 젠더화 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찬성과 반대가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감정이 격해져 '거세'를 뜻하는 단어(骟)까지 등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즈에 따르면 이 사건은 웨이보 등 소셜 미디어로 빠르게 번져 일부 네티즌들은 여학생들의 우려가 정당하다고 지적했지만 한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공유 자원이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이 과잉 반응을 보였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제가 커지자 학교 당국이 나섰다. 베이징사범대 총무실 관계자는 "현재 일부 대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자칫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들의 의식을 현실이 따라가지 못해 생긴 측면이 크다.

현지 매체 왕이 캡처

이 학교 기숙사는 남녀가 같은 건물을 쓰는데 샤워실이 1층에만 있다. 이러다보니 굳이 1층에 내려와 샤워를 하고 올라가야 하는 여학생들의 불편과 불쾌, 민망함 등이 쌓였고 감정이 격해지면서 극단적인 상황까지 상정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경제 등 거대 담론에 대한 의사 표출이 자유롭지 않은 중국 대학생들의 답답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었지만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담론이 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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