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종전선언 제안'에 北김여정 "좋은 발상" 화답

임성현,안정훈 2021. 9.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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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무성 담화 내놓은 뒤
7시간만에 입장 변화 이례적
金 "적대정책 먼저 철회해야"
조건 내걸어 회의적 시각도
주한미군 철수 놓고 南北 시각차
靑 "좋은 신호..임기내 가능"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북한 내 권력 2인자인 김 부부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 북한이 다시 대화 국면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24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부장의 발언은 이날 오전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종전선언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담화를 내놓은 지 약 7시간 만에 다시 나왔다는 측면에서 이례적이다. 리 부상은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남·북·미·중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제반 사실은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 역시 담화에서 "쌍방 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 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전제했지만 추가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적절한 시기에 남북통신선을 다시 복원하고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및 전략자산 철수, 한미연합훈련 등 적대시 정책 폐기를 대화의 조건으로 규정한 만큼 북한이 실제 대화 테이블에 나올지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특히 문 대통령이 기내 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어서 주한미군의 철수라든지 한미동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고 북·미 간에 수교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한미가 필요하면 미군이 한국에 주둔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도 다른 입장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입장을 바꾼 것이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해들은 뒤 최종 입장을 다시 내놓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종전선언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남측에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동시에 비핵화 협상 상대국인 미국에는 전제조건을 다시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 미사일을 발사하긴 했지만 원래 약속했던 핵실험, ICBM 발사 시험 등의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있고 저강도 긴장 고조만 하고 있다"며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문은 열어둔 채 여러 고려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KBS, YTN에 잇달아 출연해 "조건이 붙었다는 것은 대화와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신호"라며 "대화의 계기가 마련되면 임기 내 종전선언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김 부부장의 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입장 변화에 대해선 "외무상 담화는 미국을 향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란 메시지이고 김여정 부부장 담화는 대한민국이 역할을 해보라는 뜻으로 격식 있고 무게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성현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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