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리의 잇(IT)트렌드]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 본격 개막

권택경 입력 2021. 9. 24. 17:03 수정 2021. 9. 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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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전국 직장인, 그중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대리님들을 위한 IT 상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점심시간 뜬금없는 부장님의 질문에 난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저 송대리가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장님, 아니 더 윗분들에게 아는 ‘척’할 수 있도록 정보 포인트만 쏙쏙 정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테슬라, 클럽하우스, 삼성, 네카라쿠배 등 전 세계 IT 소식을 언제 다 보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곤한 대리님들이 작게나마 숨 한번 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 요즘 한창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할 시기 아니야?

맞습니다. 지난달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이번 달에는 애플과 샤오미가 연이어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저도 신제품 발표 행사는 밤을 새워서라도 다 챙겨 봤네요. 올해 하반기는 정말 스마트폰 대전이란 말이 어울릴 거 같아요. 말이 나온 김에 오늘은 스마트폰 시장 얘기를 해볼까요.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신제품 발표 행사 (출처=삼성전자)

2. 스마트폰 대전이라…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삼성이 1위지?

1년 전 조사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판매 대수, 매출로 따지면 1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5세대 이동 통신(5G) 단말기 시장으로만 좁혀놓고 보면 삼성이 4위라고 합니다. 물론 여전히 전체 시장으로 따지면 1위이긴 해요. 하지만 2위하고 격차가 크진 않습니다. 삼성 점유율이 19%고, 2위인 샤오미가 17%거든요. 3위 애플은 14%고요. 4위와 5위는 각각 오포, 비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파는 스마트폰 대부분 5G 스마트폰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5G 스마트폰이 주력이잖아요? 이 5G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은 1위가 아니라 4위까지 떨어집니다.

지난주 열린 애플 신제품 발표 행사 (출처=애플)

5G 스마트폰 기준으로 보면 1위는 애플이고요. 2020년 하반기 애플 점유율은 40%였고, 2021년 상반기에는 29.8%로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1등입니다. 2, 3위는 중국 회사들에서 차지하고 있습니다. 4위 삼성전자 이후 5위부터도 중국 회사들이고요. 중국 회사라고 하면 샤오미, 비보, 오포, 화웨이 같은 곳들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판매한 5G 스마트폰 개수를 모두 합친 숫자, 그러니깐 누적 출하량을 따지면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이긴 합니다. 그런데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회사들의 추격이 매섭습니다. 2019년 1분기 이후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누적 출하량이 7,650만 대인데, 샤오미가 7,400만 대까지 따라왔어요. 비보와 오포도 각각 6,680만 대, 6,750만 대니까 거의 다 따라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삼성이 올해 2분기 중국 회사들에 점유율이 밀려 4위까지 떨어진 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 5G 스마트폰 점유율 (출처=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3. 그래도 아직 삼성이 전체 점유율 1위고 5G 누적 출하량도 1위라며? 하반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 아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아시겠지만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로 나눠어 있잖아요. 그런데 iOS 시장은 애플밖에 없지만, 안드로이드 시장은 여러 회사가 경쟁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 안드로이드 시장 경쟁사 상황을 좀 살펴봐야 합니다.

얼마 전 샤오미가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자기들이 애플을 뛰어넘은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라고요. 실제로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 규모를 보면 샤오미 점유율이 17%로, 14%에 그친 애플보다 앞섰습니다. 샤오미는 내친김에 삼성도 곧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되겠다는 목표까지 공개했습니다.

샤오미는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집계를 근거로 자신들이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라고 발표했다 (출처=샤오미)

4. 샤오미는 ‘애플 짝퉁’ 소리 듣던 곳인데 이제는 무시할 상대가 아니게 됐네. 상황이 바뀐 이유가 있을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스마트폰이란 게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봐야 할 듯합니다. 등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0년, 2011년 즈음에는 신기한 기기 정도였죠. 그런데 이제는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입니다. 우리 생활에 없으면 안 되는 동반자라고까지 할 수 있겠네요.

이 동반자로서의 스마트폰이 어떤 의미일까 다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예전에는 새 스마트폰이 나오면 성능을 따졌습니다. 칩세트는 무얼 썼고, 화면 해상도는 어떻고 이런 걸 따졌거든요. 그런데 지금 애플이나 샤오미를 보면 그런 게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브랜드, 그리고 그 브랜드에 열광하는 팬덤이 중요합니다. 명품과 비슷한 거죠. 내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명품 시계, 가방 이런 것들과 더 비슷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애플 매장 (출처=셔터스톡)

애플이란 브랜드, 거기에 열광하는 팬덤이 있는 건 알겠는데 샤오미에도 그런 게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샤오미도 그런 게 있습니다. 샤오미가 알고 보면 굉장히 특이한 회사입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운영 체제(OS)를 만들었어요. 미유아이(MIUI)라고 중국 사람들이 쓰기 좋은 형태로 변형한 운영 체제가 있거든요. 이걸 공개해서 사람들이 자기 스마트폰에 설치할 수 있게 한 거죠.

5.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회사로 시작한 거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 운영 체제가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샤오미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갤럭시 이용자가 모인 네이버 카페 같은 걸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샤오미는 이걸 회사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이거 이상해요’, ‘이거 불편해요’라고 의견을 주면 샤오미는 그걸 빠르게 적용해서 일주일 안에 새 버전을 계속 냈습니다. 이렇게 이용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빠르게 받아들이니 자발적으로 팬들이 생긴 거죠.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그 개선 과정에 참여했다는 소속감도 느낄 수 있고요.

6. 샤오미는 팬덤의 힘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구나?

최근 상황을 보면 삼성은 점유율이 좀 떨어진 부분이 있고, 애플은 점유율이 오르락내리락하며 기복이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샤오미는 성장세에 기복이 없이 쭉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게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팬덤 때문이라는 거죠. 애플도 애플 좋아하는 분들은 계속 그것만 사잖아요. 일종의 팬덤이 형성된 거죠. 샤오미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샤오미 '미(Mi)' 브랜드 로고 (출처=샤오미)

특히 샤오미는 중국이라는 큰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 5G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 그중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러니까 중국 시장에서 팬덤을 만들기만 하면 전 세계 점유율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겁니다.

7. 중국 시장을 누가 더 많이 차지하냐에 따라서 전 세계 점유율이 결정된다는 거지?

맞습니다. 그래서 중국만을 위한 마케팅도 펼쳐지고 있는데요. 애플이 이번에 아이폰 13을 발표했잖아요. 미국이나 국내에서는 아이폰 13 가격이 아이폰 12와 같게 책정됐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지난해 나온 아이폰 12보다 15만 원 정도 더 저렴하게 출시한다고 해요. 보통 애플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올리거나 동결했거든요. 이런 전례에 비추어 보면 중국에서만 가격을 내린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중국이 애플 전 세계 판매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중국에서 점유율을 좀 더 늘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샤오미와 오포, 비보와 같은 중국 회사들의 점유율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니깐 좀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거 같습니다.

8. 한국에서도 애플이 LG 빈자리를 노린다고 꽤 공격적이지?

맞습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면서 LG전자의 가전제품 판매점인 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기 시작했죠. 저도 얼마 전부터 계속 동네 베스트샵에서 홍보 문자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팔고 있으니 와서 구경해보라는 내용으로요. 애플로선 기존 LG 스마트폰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애플이 이렇게 한국 시장을 신경 쓰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다른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샤오미가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30만 원대 중반 가격으로 5G 스마트폰 ‘레드미 노트 10’을 출시한 데 이어 23일에는 45만 원대 태블릿 ‘미 패드 5’을 출시하면서 “한국 시장을 흔들어 놓고 싶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샤오미 신제품 발표 행사 (출처=샤오미)

샤오미만 있는 게 아닙니다. 2010년대 초반 한국 시장에서 쓴맛을 보고 철수했던 대만의 HTC도 국내 재진출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한때 세계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다투고 삼성전자와 경쟁했던 모토로라도 국내 시장에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고요. 모토로라가 국내에 출시한 건 2011년 ‘레이저’가 마지막이었으니, 10년 만에 돌아오는 셈입니다.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모두 LG전자가 차지했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올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긴 공백이 11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규모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모두가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LG 빈자리를 결국 누가 차지하게 될 것인지는 올해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송태민 / IT전문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KBS 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에서 IT따라잡기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하기도. 두 딸과 ‘루루체체 TV’ 유튜브 채널, 개그맨 이문재와 ‘우정의 무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을 집필했고, 음반 40여 장을 발표했다.

정리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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