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기관 '팔자'에 3120선 마감..카카오, 7거래일만에 반등
상승 출발한 코스피가 기관 매도에 약보합 마감했다. 글로벌 악재로 꼽혔던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영향은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고 급락을 거듭했던 카카오는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5개월 만에 월간 순매수로 전환이 점쳐지는 외인 자금 흐름을 눈여겨보라는 조언이다. 코스피의 반등 과정에서 건설·운송·자동차주 등의 상승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4포인트(0.07%) 내린 3125.2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강세를 보이며 3140선까지 올랐던 지수는 기관 매도에 약세 전환하며 약보합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58억원, 779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3432억원을 팔아치웠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과 은행이 3% 이상 뛰었다. 건설업, 전기가스업, 의료정밀은 1%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카카오와 카카오뱅크가 외인 순매수에 힘입어 각각 3.91%, 3.92% 올랐다. 카카오가 상승 마감한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앞서 카카오는 정부 및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며 이달 들어 전날까지 25% 넘게 하락했다.
NAVER도 1% 상승했다. SK하이닉스, 기아는 1%대 약세였고 셀트리온은 3% 이상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0.77포인트(0.07%) 오른 1037.03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2136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86억원, 1121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업종 가운데는 IT(정보기술)부품이 5% 넘게 뛰었다. IT하드웨어, IT종합 등 IT 관련주도 1% 이상 올랐다. 통신방송서비스, 금속은 1%대 약세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가운데는 엘앤에프가 테슬라향 대규모 2차 수주 기대감에 19% 넘게 급등했다. 펄어비스도 6.33% 올랐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셀트리온제약 등은 3~4% 내렸다.
전문가들은 헝다그룹 리스크 등 글로벌 악재에도 연휴 직후 코스피 낙폭이 제한적인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200일 이평선에서 지지력 확보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전보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개선세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아직 대내외 불확실성 변수들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며 "원-달러 환율도 1170원 중반대에서 등락을 보이는 등 수급과 직결되는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아 증시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눈여겨볼 요소는 돌아온 외국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3713억원을 사들이며 5개월 만에 순매수 전환이 기대된다. 외국인 월간 순매수는 4월(3716억원)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헝다 그룹 리스크가 여전히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라면서도 "중국 주식시장 외국인 동향 역시 리스크 확산 우려를 반영하고 있지는 않아서 국내 시장 외국인 동향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팀장은 "9월 외국인 순매수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업종은 소재·건설·운송·자동차 업종"이라며 "이들 업종이 코스피 반등 시도 속에서 상승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및 중국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잠재적 리스크이지만 실제로 이들이 국제금융시장에 대형 악재로 불거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당면한 리스크는 한국 기업실적의 피크아웃(고점 찍고 하락)인데 밸류에이션 하향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되면서 추가적인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수급 개선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환경 약화 위험이 진정될 필요가 있다. 결국 다음달 어닝 시즌(실적발표 기간)을 거치며 이익 전망 호조세 재개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 팀장은 "올해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이 부진해진 가운데 내년 성장 전망도 둔화 조짐을 보이는 점은 글로벌 위험선호 회복을 제한시킬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이익 전망 호조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점은 코스피 추세적 상승기조 복귀를 제한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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