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가르는 바이든표 외교.. 佛 이어 獨도 "오커스, 나토 회원국에 모욕"

박수현 기자 2021. 9. 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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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이어 독일 정치권에서도 미국과 영국, 호주가 맺은 새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오랜 외교 정책 고문인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전 유엔 주재 독일 대사는 24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과 같은 방식으로 대하고 있다"며 "오커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파트너국에게는 모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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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이어 독일 정치권에서도 미국과 영국, 호주가 맺은 새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 결정 이후 동맹들과 불협화음을 내며 연일 외교 실책을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9월 15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화면 왼쪽),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화면 오른쪽)와 국가안보 구상에 관한 화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오랜 외교 정책 고문인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전 유엔 주재 독일 대사는 24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과 같은 방식으로 대하고 있다”며 “오커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파트너국에게는 모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오커스로 불리는 새 안보 동맹으로 바이든 정부는 상당한 신뢰를 잃었다”며 “오커스 출범으로 기대되는 지역 안보 증대가 이러한 손실의 무게에 견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도 덧붙였다.

호이스겐 전 대사의 이날 발언은 오커스 출범 이후 독일 정치권에서 나온 가장 높은 수위의 비판이다. 메르켈 정부는 그간 잠수함 발주 취소라는 직접적 피해를 입은 프랑스에 연대하면서도, 직접적인 대미(對美) 비판은 자제해왔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가 2021년 9월 14일 수도 티라나에서 자국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중앙) 독일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퇴임 전 마지막으로 세르비아와 알바니아 등 발칸 국가를 순방 중이다. 그는 이달 26일 시행하는 연방의회 선거를 끝으로 16년간 재임해온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연합뉴스

FT는 일련의 상황을 두고 “오커스가 미국과 유럽 간 대중(對中) 전선에 분열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오커스 출범 논의를 독일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물론 역내 최대 군사강국인 프랑스마저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는 평가다.

실제 호이스겐 전 대사는 이날 이탈리아 언론 라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도 오커스 출범을 아프간 철군 결정과 비교하며 “두 경우 모두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미국 새 정부에 대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커스 출범에 반발하며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영국 런던에서 열 계획이던 양국 국방장관 회담도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17일 “동맹·협력국 사이에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이뤄진 9월 15일 발표의 이례적인 심각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20년 11월 10일 엘리제궁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등 3국은 15일 오커스 출범을 선언하고,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호주는 프랑스와 맺었던 560억유로(약 77조8000억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공급 계약을 파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일주일 만인 22일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10월 중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하는 등 ‘달래기’에 나섰으나, 프랑스 내부에서는 이미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는 이번 오커스 출범으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세계 안보 체제에서 ‘2류’로 밀려났다는 인식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르드리앙 장관은 두 정상의 전화 회담이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양국이 관계를 회복하는 데) 시간과 행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라시드 테말 상원의원은 “일방적으로 잠수함 계약에서 축출된 것은 전화 통화로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자국이 아프간 전쟁 등에서 미국을 돕고도 “개 취급을 받는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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