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판 '기생충'"..'신사와 아가씨' 지현우X이세희, 재벌♥흙수저의 가족극 [종합]
지현우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것"
이세희, 500대1 뚫고 주연 발탁
[텐아시아=정태건 기자]
KBS2 새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밝은 버전이라고 자신했다. 신사의 집으로 들어간 아가씨 가족들의 이야기를 귀띔하면서다.
24일 오후 '신사와 아가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됐으며 신창석 감독과 배우 지현우, 이세희, 강은탁, 박하나, 안우연, 윤진이, 이종원, 이일화, 오현경, 서우진이 참석했다.
'신사와 아가씨'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신사'와 흙수저 '아가씨'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신창석 감독은 "우리 드라마는 멈출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우울한 코로나 시대라 많은 재미를 드리는 게 지상 최대 목표"라며 "인물간 갈등도 너무 극한적으로 가려하지 않고 악인도 다 사연이 있다. 그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웃음과 감동을 주려고 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이 유쾌 상쾌한 느낌을 받을 때까지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에 대해 "와이프와 사별한 꼰대 신사가 있고, 아이들은 엄마가 그리워 매일 운다. 그 집에 가정교사로 흙수저 아가씨가 들어오고, 그의 아버지는 운전 기사로 들어온다. 거기에 엄마도 몰래 숨어 살고 오빠는 그 집의 딸과 사랑에 얽힌다"며 "영화 '기생충'의 밝고 유쾌한 버전이다. 그렇지만 금방 쫓겨나고 우여곡절 이야기가 있다.세상 곳곳이 지뢰밭인데 우리 드라마에선 곳곳이 사랑밭이다. 사랑이 이뤄지는 과정을 하나씩 확인해가며 많은 재미를 느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망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다. 신분 상승의 계층 사다리가 사라지는 세상에서 '기생충' 속 가족들이 기생충으로만 있는 게 아니라 서민갑부로 성공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점에서 대리만족과 용기를 부여해줄 것이라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하나 뿐인 내편'을 집필한 김사경 작가와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걱정이다. 문제가 있다. 조금은 각을 세우고 자기 주장이 오가야 하는데 너무 찰떡이라 문제"라며 "작가님이 대본을 훌륭하게 잘 써서 내가 문제를 삼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목표 시청률을 묻자 "내 마음속에 있는데 밝히기는 힘들다"면서도 "시청률보다 중요한 건 코로나 시대에 왁자지껄 많은 웃음을 선사하며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코로나가 잦아들면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답했다.
캐스팅 기준에 대해 신 감독은 "지현우는 너무 신사같다. 다른 배우가 상상이 안 갈 정도로 신사하면 바로 떠오른 배우"라며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는데 이세희가 배역에 맞게 연기를 잘했다. 우리도 경험 많은 사람을 찾았는데 그 분들보다 생기발랄하고 너무 잘 어울렸다. 그래서 신데렐라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은탁은 세번째 호흡을 맞추는데 이번에는 내가 부탁을 했다 '비밀의 남자'에서 역할을 훌륭하게 잘 소화해 찾는 곳이 많았는데 한번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며 "이일화는 20년 전부터 눈 여겨 봤다. 그때부터 연기를 잘하고 단아해서 꼭 함께 작품하고 싶었다. 짝사랑을 20년 하다가 '비밀의 남자'에서 소원을 이뤘는데 열정이 남다르길래 다시 부탁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현우는 에프티 그룹 회장이자 아내와 사별 후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이영국 역을 맡았다.
오랜만에 KBS로 복귀한 지현우는 "2003년 KBS 공채 출신이라 출근을 몇 달 정도 했다. 고향에 온 느낌"이라며 "오랜만에 주말드라마로 인사드리니까 영광이고,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는 호흡이 긴 작품이니 여러가지 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보여드리려고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 역할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점을 묻자 "기존 작품보다 조금 더 진지하고 아이가 있기 때문에 사랑을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깊고 따뜻해서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소설이나 고전 작품을 보며 참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대역 이세희와의 호흡에 대해선 "이세희가 첫 작품이고 첫 주연이라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이 많이 나온다. 내가 계산할 수 없는 연기가 나와서 나 역시 새로운 연기가 나와 보시는 분들도 새로울 것 같다"고 자신했다.
아빠 연기에 처음 도전한 그는 "아이들을 찾아가서 같이 연습하는 시간이 많을 수록 내가 얻는 게 많더라. 내가 시간을 낸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엔 나를 위한 거였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사랑에 빠져드는 느낌이 있다"며 "특별히 노력한 건 없고. 같이 캐치볼을 한다거나 배드민턴을 치고 밥먹고 산책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세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씩씩함을 잃지 않고 입주교사로 이영국 회장의 집에 입성하는 박단단을 연기한다.
그는 다른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가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인물이다. 이세희는 "맨 처음엔 박단단의 사촌동생 역할로 오디션을 봤는데 2차에서는 주인공 역할이길래 실망했다. '이렇게 대단한 감독, 작가님이 나같은 생 신인을 쓰겠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편안 마음으로 보여줄 걸 다 보여주고 오자는 생각이었는데 합격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었다"며 "단단이처럼 단단하게 끝까지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각오를 묻자 "이 작품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 훌륭한 선배, 감독, 작가님과 함께하니 다들 나한테 뭐 하나라도 팁을 주려고 하신다. 그마음을 꼭꼭 새겨서 진심으로 연기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이세희는 주연으로서 부담감에 대해 "없을 순 없다. 엄청 크지만 하나의 책임감이라 생각한다"며 "초반에 감독님께서 거울을 보고 매일 100번씩 '나는 단단이'라고 말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마인드컨트롤을 한게 도움이 됐다. 다른 선배님들도 도움을 많이 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창석 감독은 "내가 마법의 거울을 선물했다. 어느샌가 단단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세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은지 묻자 '국민 오뚜기'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씩씩하게 일어나는 오뚜기 단단이처럼 앞으로 나도 단단하게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하나는 이영국 회장 댁의 집사이자 그를 짝사랑하는 조사라로 분한다. 캐릭터를 위한 노력에 대해 박하나는 "집사라는 캐릭터가 생소하고 무거울 수도 있는데 친근하고 발랄하게, 너무 무겁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사연도 있고, 어려움이 많았다.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순 없지만 첫 등장부터 사라 캐릭터를 표현하는 신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지현우는 과거 호흡을 맞췄던 박하나와의 재회에 대해 "그땐 호흡이 많진 않았지만 임팩트 있는 역할이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느낌이 있는데 그때 되게 좋았다. 나중에 꼭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났다"며 "그때와는 또 다른 캐릭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색을 가진 배우인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하나는 "그땐 내가 특별출연이라 부담감을 갖고 있고 누를 끼칠지 않으려고 집중한 상태였는데 지현우가 너무 멋있어서 집중이 안 됐다"며 "이번에는 다른 캐릭터라 장난도 많이 치고 웃겨드리고 싶다. 나를 보고 많이 웃으시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지현우는 "감정 몰입을 정말 잘해서 장난치다가도 슛 들어가면 바로 눈물을 흘린다"고 칭찬했다.
박하나는 강은탁과도 재회한 소감에 대해 "가족같은 기분이다. 오랜만에 봐도 '잘 지냈냐'는 말이 필요가 없다. 검증된 호흡이라 여러분이 불편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은탁은 "7년 만에 호흡을 맞춰보는데 그때는 박하나가 신데렐라였다. 지금 다시 만나니까 큰 배우처럼 느껴진다. 예전하고는 달리 기대갈 수 있다. 그때는 내가 끌고 가느라 죽을 뻔했다. 그때의 빚을 받기 위해 묻어갈 생각이다"며 웃었다.
'신사와 아가씨'는 다양한 러브라인이 있다. 이에 대해 박대범 역의 안우연은 "윤진이와 동갑이고 성격도 많이 통한다. 같이 연기하면 너무 편할 거라 생각했는데 첫 촬영부터 진한 스킨십이었다"며 "8시 주말 드라마에 방영해도 되는지 걱정될 정도로 진했다. 스킨십도 촬영마다 있어서 더 편해졌다. 이 정도로 진한 스킨십은 처음이다. 그래서 호흡이 엄청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진이도 "이렇게까지 스킨십을 많이 한 배우는 처음이고 이번 드라마에서 이렇게 많이 할지 몰라서 깜짝 놀랐다"며 "가족 드라마니까 많이 잘라주셨을 것 같다. 안 그러면 큰일날 것"이라고 했다. 두사람만의 강점을 묻자 '스킨십'을 꼽기도 했다. 윤진이는 "젊은 커플이니까 속도가 빠르다"고 귀띔했다.
안우연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슬픈 영화를 볼때만 눈물을 흘리는데 이번 역할은 정말 많이 운다. 이렇게까지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드라마 현장의 단합이 너무 좋아서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모두가 도와주는 분위기라 집중해서 눈물을 잘 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부지 역할이라 평소 내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부모님의 전세금을 빼서 사고를 치진 않는다. 50% 정도 닮은 것 같은데 사실 주변 사람들은 그것보다는 싱크로율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고 했다.
이영국의 동생 이세련을 연기하는 윤진이도 "이번에도 철부지 역할이지만 조금 더 성숙된 연기를 보여주려고 한다. 사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업그레이드된 연기로 찾아뵙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전작에 비해선 나이도 있고 많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박단단의 아빠 역의 이종원은 오현경과 부부로 만난 소감에 대해 "35년 세월을 같이 보냈다. 고등학생때 광고 모델을 하면서 만났다. 이성이라 생각이 안 들고 형제같은 우정이 앞선다"며 "연기할 때도 되게 편하다. 인생을 논할 수 이는 나이라 좋다. 사실 5~6년 전에 다른 작품에서는 결혼하고 끝났다 .이번에는 결혼 생활이 나와서 새롭다"고 말했다.
오현경은 "너무 어렸을 때부터 봐서 형제 같다.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어떻게 연기할 지를 알아서 너무 편하다. 남편이라 너무 좋다"며 "극중 내가 남편을 너무 좋아한다. 사랑을 마음껏 많이 받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종원은 딸 역할의 이세희에 대해서도 "처음 만났을 때 눈이 맑았다. 연기자들을 볼 때 눈을 먼저 보는데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이 친구 굉장히 잘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실제 딸과 박단단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박단단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재밌는 게 많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일화는 박수철의 옛 애인이자 뉴욕에서 성공해 돌아온 애나킴 역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5회부터 등장한다. 그때 시청자들에게만 모든 것이 밝혀진다. 드라마상에서는 베일에 쌓인 인물이다. 큰 죄를 지고 미국으로 떠났는데 거기서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이 완전히 변해서 온다. 성형수술을 10번 받은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에는 참 부족한 엄마가 많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캐릭터"라며 "거기서 주는 깨우침이 상처를 아물게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있는데 얼마나 두들겨 맞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영국의 막내 아들 이세종을 연기하는 서우진은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아빠랑 놀이동산 가는 신이 있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가서 촬영이 아니고 진짜 놀러간 것처럼 재밌고 좋았다"고 했다.
이어 지현우에 대해 "진짜 아빠 같다. 드라마에선 무뚝뚝하고 잘 안 놀아주는데 실제로는 촬영 없는 날에도 나오셔서 놀아주고 챙겨주시고 연습도 같이 해주신다. 아빠 같아서 편하고 연기하는 게 재밌고 좋다"고 했다.
지현우는 이영국 캐릭터에 대한 키워드로 '정직함'을 꼽았다. 박하나는 조사라에 대해 "복숭아"라며 "말랑말랑하지만 단단한 씨를 가지고 있다. 사라도 겉으로는 발랄한 척을 하지만 그 안에 욕망과 남몰래 꿈꾸는 비밀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우연은 "대범이가 철부지 아들처럼 귀엽고 잔망스럽게 나오지만 몸은 조금 화가 나있다. 박력있을 때도 있어서 강아지 같다"고 했다.
끝으로 이세희는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재밌게 봐달라고 하지 않나. 우리는 재밌게 만들었으니까 열심히 봐달라"고 말했다. 지현우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다. 그들의 사랑, 인생 이야기를 많이 보시면서 많은 위안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신창석 감독은 "요즘 택배 기사들이 제일 힘든 직업 같다. 나도 택배 감독으로서 내일 좋은 것을 배달해드리겠다. 웃음과 감동, 사랑이라는 선물을 택배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신사와 아가씨'는 오는 25일 오후 7시 55분 첫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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