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434명 나온 날.. 文대통령 '위드코로나' 첫 언급(종합)

23일 방미 일정 마치고 귀국길서 취재진에 방역 정책 전환 시사
접종완료율 70%가 전제, 다음 달부터 본격 논의.. '확진자 급증'은 걱정
백신 확보 자신감 "후발국 도울 계획, 국민 접종 물량은 염려말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방역과 일상생활을 사실상 병행하는 ‘위드코로나’로의 방역정책 전환을 시사했다. 내달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다음 단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같은 날 신규 확진자가 243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위기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최소한의 방역은 유지해야 한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달 말 정도면 접종완료율도 70%를 넘기게 되고 그때 ‘위드코로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위드코로나’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방역과 일상의 조화’ ‘단계적 일상 회복’ 등으로 돌려 표현해왔다.

문 대통령은 “어느 정도의 접종이 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방역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일상을 회복해 나갈 것인지 하는 그 계획들을 전문가들이 논의하기 시작한 그런 상황이며 다음 달쯤 되면 그런 계획을 보다 가시적으로 국민께 알려 드릴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방미 일정 중 뉴욕에서 만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영국의 ‘위드 코로나’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다만 ‘위드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더라도 현재 수도권 기준 4단계인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을 풀었다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는 외국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2434명으로 발병 이후 역대 최다다.

문 대통령은 “‘위드코로나’라고 해서 모든 방역을 풀어버리는 것은 안되며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유지를 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보다 앞서서 말하자면 접종이 빨리 진행된 그런 나라들의 경우에 이런 방역 조치를 상당히 완화했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서 어려움을 겪는 이런 사례를 많이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위드코로나’라는 표현을 멀리한 것도 자칫 방역 긴장감이 느슨해 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코로나19 백신 확보에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 부분은 이제 걱정할 단계는 다 지났다”며 “사실 올해도 백신의 확보 물량은 전혀 문제가 없으나 초기에 백신이 들어오는 시기가 조금 늦어졌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백신의 초기 진행이 조금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음달 쯤에는 백신 접종률에서 세계 다른 국가들을 앞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에 백신을 공여한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충분히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됐다”고 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