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헝다에 등 돌린 시진핑.. "지방 정부에 '후폭풍' 대비 지시"

박수현 기자 입력 2021. 9. 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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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각 지방 정부에 헝다그룹의 파산에 대비한 후속 조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이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들에 '헝다그룹이 채무 등의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최후에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중국 정부는 폭풍에 대비하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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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각 지방 정부에 헝다그룹의 파산에 대비한 후속 조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당국의 이번 지시가 사전 개입을 시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헝다그룹을 구제하지 않으려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이 2021년 6월 5일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WSJ는 이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들에 ‘헝다그룹이 채무 등의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최후에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중국 정부는 폭풍에 대비하려 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대비한다는 ‘폭풍’은 회사의 파산에서 비롯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사회적 파장을 의미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각 지방 정부는 당국의 지시에 따라 회계사, 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각 지역에서 헝다그룹의 재정 내역을 조사하는 한편 지방의 국유 및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함께 헝다그룹의 지역 부동산 사업 인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정부들은 또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야기될 대중들의 분노와 시위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별도의 사법팀도 구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9월 23일헝 다그룹의 광둥선 선전 본사 앞에 공안과 경비원들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냉기는 앞서 블룸버그 보도에서도 감지됐다. 블룸버그는 이날 당국이 최근 헝다그룹 경영진을 불러 채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진행 중인 사업을 완성하라는 지침을 내렸으나, 만일의 사태를 막기 위한 지원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헝다그룹은 지난달까지 중국 전역 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약 800건에 달하는 부동산 사업을 진행해왔다.

중국 당국은 아직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전날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거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헝다그룹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지난 16일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요행을 바라지 말라”며 헝다그룹에게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 역시 공동부유(共同富裕) 강조에 나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빈부격차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부동산 산업을 위해 손을 뻗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 8월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민족공작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대출에 의지해 부동산 사업 등을 벌여온 헝다그룹은 중국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관련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다. 실제로 헝다그룹은 이날까지 달러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93억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을 지급해야 했으나, 급한대로 ‘반쪽짜리’ 방안만 제시한 상태다.

헝다그룹은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위안화 채권 보유 기관과 개별 접촉을 통해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달러 채권의 이자 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헝다그룹은 오는 29일에도 2024년 3월 만기 채권의 이자 4750만달러(약 55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총 1조9700억위안(약 3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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