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제는 전북의 핵 문선민 "대표팀 승선 욕심보단 팀 우승이 먼저"

문대현 기자 2021. 9. 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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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아자르 영상 찾아보며 배운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2021 FC 서울과 전북 현대 경기에서 후반전 전북 문선민이 드리볼 돌파를 하고 있다. 2021.9.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리그 4연패에 빛나는 '디펜딩 챔프' 전북현대는 올 시즌 한때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전북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상대를 쉽게 제압하지 못했고, 리그 중반에는 선두 울산 현대와의 승점 차가 7점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은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백승호, 송민규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지만 그보다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문선민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 초 국군체육부대(김천 상무)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한 문선민은 후반기 전북이 치른 12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이 시기 전북은 강한 화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7승3무2패로 승점 24점을 쓸어 담았다.

선두 울산(승점 58·16승10무4패)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전북(승점 57·16승9무5패)의 다음 상대는 인천 유나이티드다.

전북은 2017년부터 2년 간 인천에서 뛰었던 문선민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전북은 인천전 홍보 포스터에 전북 엠블럼을 가르키고 있는 문선민의 모습을 사용하며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군 전역 후 처음으로 친정을 상대하게 되는 문선민은 23일 팀 훈련 전 가진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인천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예전 인연은 잠시 접어두고 전북의 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뛰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전북은 인천전을 앞두고 문선민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전북현대 제공)

문선민은 "나는 인천에서 K리그에 데뷔했고 당시 활약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나갔다. 인천은 늘 고마운 팀"이라며 "상무 시절에도 김보섭, 김동민 등 인천 때 함께 생활하던 선수들과 재회할 수 있어 반가웠다. 지금도 (김)도혁이형과 가끔 연락하고 지낸다"고 애정을 전했다.

그러나 "좋은 추억이 많은 팀이지만 지금은 상대일 뿐이다. 우리 팀이 우승을 향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에 대한 사적인 감정은 접어두겠다"며 "인천을 상대로 조금 더 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기도 하다. 친정팀에게 발전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프로 선수의 자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인천을 떠나 전북으로 간 문선민은 그 해 10골10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우승을 이끈 뒤 군대에 갔다. 1년 반 만에 다시 돌아온 전북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문선민은 "올해 초 상무에서 부상을 당해 6개월 정도 쉬었다. 이때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전북 복귀 전 걱정도 많이 했는데, 다들 편하게 대해줘서 금방 적응이 됐다"며 "입대 전과 비교하면 (이)동국이형이 은퇴를 했고 젊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온 것이 차이점인데 (최)철순이형, (이)용이형 등 다른 고참 형들이 있어서 팀 분위기는 변함 없이 좋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중고참이 됐는데 김진수, 김민혁 등 1992년생 친구들끼리 선후배 간 중간 다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또 팀내 좋은 분위기 형성을 위해 친구들끼리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선민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다. 문선민이 공을 달고 질주를 하면 웬만한 수비수들은 그를 잡기 힘들 정도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페널티 박스 내 자신감이 추가됐다. 과거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벗기는 드리블로 슛 타이밍을 놓치던 모습 대신 시원시원한 드리블에 이어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선민은 "페널티 박스로 일단 공이 투입되면 수비수보다 공격수가 더 유리하다. 슈팅을 때릴 수도 있고, 옆에 동료에게 패스를 내줘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저돌적인 드리블에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하는 리오넬 메시나 에당 아자르의 영상을 찾아보며 배우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 오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비 U-23과 연습경기에서 후반 문선민이 드리블하고 있다. 2018.12.20/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문선민은 러시아 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초반 잠시 대표팀에 차출되다 최근에는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출전이 마지막 대표팀 경력이다.

벤투 감독은 문선민에 대해 '좁은 공간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문선민은 대표팀 얘기가 나오자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거론했다.

그는 "전북에 와서 내려서는 상대를 맞아 세밀하게 풀어가는 플레이를 나름 보완하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개선이 됐다면 이미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을 것이다. 더 보완해야 한다. 수비력도 더 개선해야 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금은 대표팀에 대한 욕심보다는 팀 우승에 대한 욕심이 가장 크다. 가을이 되면서 전북만이 갖고 있는 위닝 멘털리티가 발휘되고 있다. 우승 D.N.A가 살아나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리그 우승과 더불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까지도 노리고 있다"고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문선민의 말대로 전북이 리그와 ACL에서 더블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울산을 넘어야 한다. 전북과 울산은 파이널A에서 1번의 승부가 더 예정돼 있고 ACL 8강에서는 '단두대 매치'를 앞두고 있다. 올 시즌 전북은 리그에서 울산에 2무1패로 열세지만 문선민의 자신감은 넘친다.

문선민은 "울산이 2019년보다 확실히 조직적으로 끈끈해진 것 같더라. 그러나 우리팀은 자신 있다. 매 경기 결승이라는 각오로 임하다 보면 울산을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며 "나 역시도 울산에게는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문선민은 "전북이라는 명문팀에서 오랫 동안 뛰고 싶다. 앞으로 전북의 27번이라고 하면 문선민이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15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전북현대 문선민이 슛을 하고 있다. 2021.8.15/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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