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어르신도 괴로운 '폐렴'..증상은 좀 달라요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2021. 9. 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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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노인은 뚜렷한 증상 없어 더욱 주의해야
합병증 생기기 전 조기 진단·치료 중요
고위험군은 폐렴구균백신 접종 권고

영유아 폐렴은 감기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 만큼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또 폐렴과 연관 있는 뇌수막염, 독감 등의 예방접종을 제때 맞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 중이지만 날이 쌀쌀해지는 이맘때는 다른 호흡기질환에도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폐렴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두루 발생할 수 있는데도 감기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폐렴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고열에 기침, 가래 동반…노인은 식욕저하 등 나타날 수도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실질에 발생하는 염증성호흡기질환이다. 일단 영유아와 노인은 면역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폐렴에 취약하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폐렴환자는 0~9세와 70세 이상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연령별 폐렴환자 현황(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무엇보다 아이들은 워낙 감기에 잘 걸리는 터라 폐렴에 걸려도 단순 감기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폐렴 초기에는 발열, 기침 등 전형적인 감기증상이 나타난다.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윤호 교수는 “하지만 폐렴은 감기와 달리 고열이 지속되고 기침, 가래, 콧물도 점점 악화되며 호흡곤란, 신음, 불안상태 등을 보인다”며 “또 호흡수가 빨라지고 아이가 숨 쉴 때 가슴이 쏙쏙 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구토와 설사, 경련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은 이런 전형적인 폐렴 증상마저 안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는 “고열, 기침, 삼일 이상 누런 가래가 나오는 등 폐렴증상을 보일 수 있지만 노인은 식욕부진, 전신무력감, 기력쇠퇴, 헛소리, 가래 끓는 소리, 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 손발이 차갑고 대소변을 못가리게 되는 등 막연하고 뚜렷하지 않은 증상 몇 가지만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검사서 음성 확인 후 진단·치료 진행

폐렴은 치료가 늦어지면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돼 조기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폐렴의 가장 기본적인 검사방법은 가슴 X선검사인데 원인균이 다양하기 때문에 객담검사, 혈액배양검사, 소변검사 등을 추가적으로 시행한다.

장복순 교수는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 감염증상의 하나로 폐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가슴X선 검사로는 코로나19에 의한 폐렴인지 일반적인 폐렴인지 진단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폐렴 의심환자는 우선 격리한 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격리를 해제한 후 폐렴 진단‧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폐렴은 기침, 고열, 가래 등 전형적인 폐렴증상이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유 없이 무기력해 하고 식욕이 저하되거나 자꾸 졸려 하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원인균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등으로 치료

폐렴으로 진단되면 원인균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바이러스성폐렴이라면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감소시킬 수 있다. 세균성폐렴은 항생제요법을 통해 치료한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열이 39도 이상인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폐질환자, 암환자를 비롯해 심부전, 호흡곤란, 의식혼탁 등 증상이 심하거나 먹는 약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신윤호 교수는 “면역력이 낮은 영유아 역시 입원치료가 권장된다”며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늑막염, 뇌수막염 같은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의심증상이 나타날 때 일찍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 생활환경도 철저히 관리해야

다행히 세균성폐렴은 폐렴구균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폐렴구균백신은 혈청형에 따라 10가백신, 13가백신, 23가백신으로 나뉘는데 생후 2~59개월 소아는 10가 또는 13가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생후 2, 4, 6개월에 3회 기초 접종 후 12~15개월에 1회 추가 접종).

성인에서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만 65세 미만 면역저하자 또는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 13가백신과 23가백신을 1년 간격으로 각각 1회 순차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만 65세 이상은 전국 보건소 및 지정의료기관에서 무료로 23가백신을 1회 접종할 수 있다. 만일 65세 이전에 23가백신을 맞았다면 5년 뒤 23가백신을 한 번 더 접종한다.

장복순 교수는 “고령층은 폐렴구균백신 접종이 특히 권고되는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니 담당의료진과 상의 후 늦지 않게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폐렴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속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실내 적정온도(26~28도)와 습도(40~50%)를 유지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흡연은 폐의 방어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성인은 어떤 이유에서든 금연하는 것이 좋다.

TIP. 생활 속 폐렴 예방법

1. 평소 30초 이상 손 깨끗하게 씻기

2.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가급적 피하기

3. 흡연 삼가고 구강 환경 청결하게 유지하기

4.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 유지하기

5.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폐렴구균백신 접종하기

6.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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