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종전선언, 나쁘지 않지만 지금 하는건 말이 안돼"

이용수 기자 2021. 9. 2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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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 이중잣대 버리면 관계발전 논의할 용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 총회를 계기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나쁘지 않다”면서도 “때가 적절한지 그리고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 데 만족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반세기 넘게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이 전쟁의 불씨로 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여정은 또 “애써 웃음이나 지으며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그런 것이 누구에게는 긴절(緊切)할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가 없고 설사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이 언급한 ‘누구’는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며 “자기들이 자행하는 행동의 당위성과 정당성은 미화하고 우리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들은 한사코 걸고들며 매도하려드는 이러한 이중적이며 비논리적인 편견과 악습, 적대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했다.

김여정이 거론한 ‘이중기준’ ‘이중적 편견’이란 남북의 국방력 강화 움직임을 대하는 한국 등 국제사회의 상반된 대응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한국의 신무기 개발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해선 ‘도발’ 딱지를 붙이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은 “이러한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前途) 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남조선은 늘 자기들이 말하듯 진정으로 조선반도에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하자면 이러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부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이 때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잣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더 이상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을 문제 삼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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