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젊은팀장 갑질' 논란 해당 상사 "사실 아냐".."가해자 전형" 반박

류호 2021. 9. 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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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서 근무하던 5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KT 새노조 측은 "전형적인 가해자 모습"이라며 피해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해 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KT 새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하지 않았다는 A씨의 해명을 두고 "전형적인 가해자의 모습"이라고 재반박했다.

조 위원장은 피해자도 KT의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 방식으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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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로 지목된 팀장 "사실과 달라, 내가 연장자"
KT노동인권센터 "유서에 괴롭힘 나온 건 팩트"
"피해자, 지속해서 주변분에게 '괴롭다'고 해"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청원 글. 청원인은 KT에서 근무하는 아버지가 팀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KT에서 근무하던 5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는 피해자와 많은 대화를 나눈 사이가 아니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KT 노동인권센터는 "전형적인 가해자 모습"이라며 피해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해 왔다고 반박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팀장은 23일 취재진에게 입장문을 보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피해자에 대한 괴롭힘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앞서 17일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 해 큰딸 결혼식 2주 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가 평소 '회사에 젊은 팀장이 왔는데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나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를 해 왕따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토로했다고 했다. 해당 내용은 유서에도 적혔다고 설명했다. 해당 팀장인 A씨와 회사 측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A씨는 오히려 아버지가 숨진 당일에도 전화로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에 대해 "7월 1일 자 발령으로 고인과 근무하게 됐고 고인과 함께 근무한 날은 휴일이나 휴가를 제외하고 총 34일이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팀 전체 회식은 34일 동안 점심식사 1회가 전부였다. 고인을 제외하고 팀 회식을 한 적도 없고 욕설을 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고인은) 항상 말이 없으시고 간식을 같이 먹자고 해도, 점심을 하자고 해도 선약이 있다고 하셨다"며 "업무에 관한 부분을 질문하면 단답형으로 대답하셔서 업무 얘기도 원활하게 못 한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피해자보다 어린 팀장이란 설명에 대해선 "직장 생활 32년 차로 팀장은 10년째 맡고 있다"며 "나이도 제가 더 많고 업무 관련 사항도 제대로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고인이 저 때문에 힘들었다는 얘기를 (장례식장에 간) 그날 처음 들었다"고 했다.


KT 노동인권센터 "피해자, KT의 전형적인 괴롭힘 방식으로 당해"

서울 광화문 KT 사옥 모습. 김주성 기자

그러나 KT 노동인권센터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하지 않았다는 A씨의 해명을 두고 "전형적인 가해자의 모습"이라고 재반박했다. KT 새노조는 사측에 조사 착수를 촉구하며 고용노동부에 정식 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KT는 고용노동부에 조사를 먼저 의뢰한 건 새노조가 아닌 사측이라고 반박했다.

조태욱 KT 노동인권센터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피해자가) 천안에서 부산으로 내려가 근무하면서 왕따도 당하고 팀장으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한 것으로 유서에 나온다"며 "주변분들한테 줄기차게 '굉장히 힘들다'는 말을 했다. 가족들과 교류가 되는 분들을 통해서도 고인이 사망하기 전 그런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사가 유서 내용과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했는데, 많이 차이가 난다'는 질문에 "유서에 자신의 억울함을 기재하고 주변분들한테 지속적으로 토로한 건 객관적인 팩트"라며 "KT가 구조조정과 관련해 9일 임단협에서 합의했는데 그 팀장과 부서 자체가 구조조정 대상이었다. 이런 점이 깔려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A씨가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것에 대해선 "'유족한테 사과라도 해야 하는데 얼굴도 안 비치냐'며 지사장이 팀장을 데리고 온 것"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피해자도 KT의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 방식으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KT가 민영화 이후 퇴출 프로그램까지 가동했는데 책임자는 하나도 청산되지 않았다"며 "그런 관리자들이 위에서부터 온전하다 보니 누적돼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KT 측은 이에 대해 새노조가 이번 사건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새노조의 주장이 일방적이라 자칫 2차 가해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KT 관계자는 24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고인의 유서가 공개되지 않아 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 (새노조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는 진상 조사에 따라 규명될 것이고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T 측은 또 새노조가 언급한 '구조조정 문제'는 이번 사건과 관련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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