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가 만난 사람] 日 여성 게이머 '셰익스피어', "1군으로 올라갈 계획 만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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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제2회 전국 고교 e스포츠 선수권'서 오키나와 카도카와도완고 학원 N고등학교가 우승을 차지했다. N고등학교의 에이스 역할을 한 오토모 미유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라스칼 제스터의 제안을 받아 팀에 합류하면서 여성 프로게이머가 됐다.
10주년이 된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여성 프로게이머는 거의 없었다. 지난 2012년 타이베이 어새신(현 J팀) 서포터였던 '콜라린' 린잉후안이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여성 게이머였다. 지난 2016년 레니게이트를 북미 LCS로 올린 故 '레미' 마리아 크레벨링 이후로 공식전에 나선 선수는 전무했다. '마유미' 줄리아 마유미가 인츠 게이밍서 데뷔했지만 팀을 나온 뒤 팀 솔로미드(TSM)의 스트리머로 전향했다.
5년 만에 나온 여성 게이머다. 오토모 미유는 데일리e스포츠와의 서면 인터뷰서 "LJL 아카데미 리그 우승이 목표이며 장기적으로는 아카데미 리그 결과 등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1군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꼼꼼하게 플랜을 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Q, 한국 팬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프로게임단 라스칼제스터에서 서포터 연습생으로 활동 중인 '셰익스피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스킨 케어와 근육 트레이닝, 소셜 게임을 주로 하고 있다. 그리고 11월에 열리는 아마추어 대회인 'U19 e스포츠 선수권(www.u19esports.jp)'에 원거리 딜러로 출전하게 돼서 원거리 딜러 포지션을 연습 중이다. 서포터로서 공부가 될 거 같다.
A, 어느 정도 저를 알고 있는 분은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팬이 많을 줄 몰랐다. 기쁘다.
Q, 최근 열린 ECEA에서 일본 대표로 참가했는데 한국, 중국 선수들과 대결한 느낌을 듣고 싶다.
A, 솔직히 전혀 상대되지 않았고 모처럼 일본 대표 선수로서 경기에 나가게 됐는데 죄송하다고 생각한다. 실력 차가 너무 떨어져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Q, 또한 라스칼 제스터 아카데미 소속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는데 시즌을 치른 소감은?
A, 아카데미 리그 우승을 목표로 팀에서 스크림(연습경기)를 주 5~6회 정도 진행했다. 1군 선수들이 이걸 합숙하면서 한 시즌 동안 계속 힘내서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존경심이 들었다. 만약에 계속 패해 승리하는 법을 모르게 되더라도 승리하기 위해 연습은 계속해야 했다. 이걸 보면서 엄청 멘털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프로의 힘든 점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순수하게 실력 부족을 느끼게 된 대회라서 양보다 질적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연습을 하자고 생각했다.
Q, 프로게이머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모델, 방송 일도 같이하던데 힘든 부분은 없는가?
A, 고등학교 2학년 때 '제2회 전국 고교 e스포츠 선수권'에서 우승을 한 후에 라스컬 제스터로부터 먼저 제안을 받았다. 당시에는 "에? 나 같은 사람에게 말을 걸어주네"라며 기뻐했다. 처음에는 프로에 흥미가 없었지만 대회를 나가면서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그런 타이밍에 제안을 받아서 조금씩 마음이 움직였다. 지금 와서는 큰일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카데미 리그와 모델 일, 대학까지 한꺼번에 열심히 했더니 매우 힘들었다. 만약에 1군으로 올라가서 경기에 출전하는 꿈이 이뤄진다면 어느 쪽은 내려두고 나가야 할 때가 오는 거냐고 생각했다.
Q, SNS에 브라움이 인권 없는 픽이라고 글을 쓴 게 화제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인권 있는 서포터 챔피언은 무엇인가?
A, 하하하하하. 스크림을 할 때 정신 차려보니 브라움을 슬쩍 쥐여주는 경우가 있어서 인권이 없는 픽이라고 말했다. 쓰레쉬, 라칸, 세트 같이 서포터 본인의 피지컬이나 이니시에이팅 판단으로 인해 크게 승패가 관여되는 챔피언이 인권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원거리 딜러를 지킨다든지, 원거리 딜러를 위해 라인을 선다든지, 원거리 딜러를 위한 서포터로서 부분이 약했지만 브라움을 많이 한 덕분에 원거리 딜러를 지키는 스킬이 조금이나마 몸에 배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은 브라움이다.(웃음)
A, 1군이 되면 합숙 생활을 해야 하나...정도일까? 여성이라서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e스포츠는 실력이 우선이기에 스스로 강해져서 비난을 누그러트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이라서 응원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기에 결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 한국 계정을 갖고 있지 않아서 연습용 계정을 받는다면 6개월 이내에 마스터 티어로 갈 수 있도록 공부와 연습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아카데미 리그 차기 시즌서도 서포터를 중심으로 경기를 움직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다.
Q,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자신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준 사람은 누구인가?
A, 굳이 말하자면 중학교 2학년 때 좋아했던 분일 거다. 그 분 덕분에 LoL을 시작하게 됐다. 그분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지금 와서는 손이 닿지 않는 존재가 됐지만 그분을 따라고 싶어서 저도 행동했기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Q, 서포터를 제외하고 자신 있는 포지션은?
A, 원거리 딜러이지만 최근에는 탑 라인에 빠져있다. 탑 라인의 경우 작은 플레이 하나로 라인 전이 끝나버리거나, 짧은 사거리 안에서도 얼마만큼 평타를 넣을 수 있는지 등 클릭 하나로 승부가 갈리는 게 너무 재미있다. 바텀은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 위치 등을 신경 쓰며 싸우지만 탑에서는 1대1이기에 이 타이밍서 이런 딜 교환을 한다면 이기는지 등 의외로 지식이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탑 라이너 챔피언은 이렐리아, 피오라, 트런들이다. 정말 재미있다.
Q,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는 누구이며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서포터 선수는?
A, '시크릿' 박기선(라스칼 제스터)이다. 게임적으로 이니시에이팅 판단 등 앞으로 나아가는 플레이 스타일을 너무 좋아한다. 또한 '시크릿' 선수의 좋은 점은 게임 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솔로랭크 경기를 보여주거나 반대로 우리 족 경기를 보러와준다든지, 본인이 바쁜 와중에도 여러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점이다. 솔로랭크를 할 때 "여기는 내가 잘못했네'라고 말하며 죽는 모습을 보는 건 조금 재미있다.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두 명이다. 좋아하는 플레이 스타일은 '코어장전' 조용인(팀 리퀴드)이다. 라인 관리가 뛰어나고 해설 영상도 알기 쉽게 해줘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케리아' 류민석(T1)이다. 같은 나이인데도 1군 무대서 활약하는 걸 보면 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Q, 프로게이머로서 갖고 있는 목표는?
A, 가장 가까운 목표는 아카데미 리그서 우승하는 거다. 경기를 움직일 수 있는 서포터가 돼서 게임을 승리로 이끌었으면 한다. 장기적으로는 아카데미 리그 결과 등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1군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꼼꼼하게 플랜을 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더욱 연습을 열심히 해 강한 선수가 되겠다. 그 과정을 지켜봐 줬으면 한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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