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리포트] 미국 텍사스가 세계 우주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특파원 입력 2021. 9.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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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MK1이 텍사스 브라운스빌 마을 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공

광활한 초원과 목장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미국의 텍사스가 세계 우주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이언스(ULA) 등  쟁쟁한 민간 우주기업들의 주요 생산시설과 실험장이 텍사스에 모여들고 있다. 이들을 좇아 우주 스타트업의 창업도 활발하다. 소형 발사체 개발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와 재사용이 가능한 준궤도 발사체를 만드는 ‘엑소스 에어로스페이스’, 무인 달 착륙선 개발사인 ‘인튜이티브 머신’을 비롯해 다수의 우주 스타트업이 텍사스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스페이스 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텍사스의 이러한 변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 3월 머스크는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에 우주산업 신도시 ‘스타베이스’를 건설하겠다고 밝혔고 학교시설 지원과 지역 활성화 명목으로 3000만 달러(약 340억 원)를 기부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일론머스크 트위터 캡쳐

텍사스의 이러한 변화는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민간 우주산업을 육성하려는 우리나라에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우주산업 클러스터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국내 우주산업 클러스터 설치는 과기정통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과기부는 지난 8월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 및 재정지원 조항을 포함한 우주개발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미국에 경제·경영 전문 매체인 ‘NTX Inno’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텍사스가 우주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해당 지역에 대한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선제적 투자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산업생태계 그리고 지역대학과 협력을 통해 개발된 신기술과 안정적인 인력공급이 있었다. 정부와 기업, 대학 삼자 간에 장기적이고 치밀한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만들어낸 성과로 이 중 하나라도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으면 텍사스의 우주산업은 지금의 경쟁력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캐머런카운티에 자리한 스페이스X의 보카치카 발사기지. 텍사스 주 휴스턴에는 존슨 우주센터가 위치해 있다. 구글 맵 제공

텍사스 우주산업의 토대는 1961년 나사가 텍사스의 최대 도시 휴스턴에 ‘유인 우주선 센터’를 개소하면서 만들어졌다. 1973년 ‘존슨 스페이스 센터’로 개명된 이 시설은 나사의 유인 우주탐사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예비우주인의 훈련과 미국의 유인 우주선,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운영도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969년 7월 20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관제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스페이스 센터 설립 후 주변에는 이곳과 거래하는 기업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는 숙박 및 상업 시설의 확대로 이어지며 지역경제를 성장시켰다. 현재 록히드마틴과 토마호크 미사일의 개발사로 유명한 레이시온이 존슨 스페이스 센터 인근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의 생산시설은 그 주변으로 중소 납품업체와 스타트업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로켓 엔진 제조사인 ‘파이어 호크’는 올해 초 플로리다에 있던 본사를 텍사스로 옮겼는데 대기업의 생산시설과 인접한 장소를 찾은 결과였다.

파이어호크 제공

파이어 호크의 최고경영자(CEO) 윌 에드워드는 NTX이노와 인터뷰에서 “우주기업들이 밀집되어 있는 텍사스에는 우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도 많다”며 “(본사 이전 후보지역으로) 많은 지역을 살펴봤지만 텍사스보다 좋은 곳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지역대학에서 안정적으로 배출되는 인적자원도 텍사스가 가진 강점이라고 했다.

엑소스 에어로스페이스의 공동창업자 존 퀸도 텍사스에 터전을 잡은 이유로 주요 우주기업과의 물리적 인접성과 지역대학에서 배출되는 풍부한 인재를 언급했다. 그는 “존슨 스페이스 센터의 관리하에 지금까지 약 3000가지의 실험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진행됐고 그중 약 1000개가 우주 관련 연구와 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며 “관련 연구와 생산의 핵심주체인 우주센터와 대기업 그리고 대학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얻는 사업적 이점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텍사스 소재 대학은 미국 댈러스 텍사스대와 미국 앨링턴 텍사스대 이다. 이 중 댈러스 텍사스대는 1961년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부설 연구소로 출범했고 나사와 미 공군의 후원으로 우주방사선, 달의 대기를 비롯해 다양한 우주 관련 연구와 기술을 개발했다. 앨링턴 텍사스대는 미국에도 몇 개 없는 초음속 풍동을 보유하고 있는 연구대학이다. 이 설비는 우주선에 사용될 신소재 개발과 공기역학 연구에 꼭 필요한 시설로 2019년 이 풍동이 설치된 이후 미 국방부와 해군으로부터 위탁받은 다양한 실험이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텍사스주에 조성하고 있는 우주산업 신도시 '스타베이스(Starbase). 스페이스X 제공

※ 동아사이언스는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 뉴스와 해외 우주산업 동향과 우주 분야의 주요 이슈를 매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세계 우주 산업의 동향과 트렌드를 깊이 있게 제공할 계획이다. 박시수 스페이스 뉴스 서울 특파원은 2007년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를 거쳐 디지털뉴스팀장을 지냈다. 한국기자협회 국제교류분과위원장을 지냈고 올초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 뉴스에 합류해 서울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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