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 멈춘다?..두산의 '고공 사이클'을 보는 두 가지 시각

안승호 기자 2021. 9. 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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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최근 16경기 승률 0.923 '환상 페이스'
이순철 "지금 페이스서 큰 폭 하락 없을 것"
“타격은 사이클” 일부 비관론도 공존

지난 23일 광주 두산-KIA전. 두산 선수들이 코치진과 6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과 가을 사이, 프로야구 두산은 완전히 다른 팀이 돼 있다.

개막 이후 지난 9월4일까지 승률 0.486(36승38패)를 기록 중이던 두산은 이후 지난 23일 광주 KIA전까지 16경기에서 승률 0.923(12승3무1패)로 폭주했다.

23일 현재 3위 LG와는 3게임차, 2위 삼성과는 5게임차까지 좁힌 두산은 정규시즌 상위권 판도를 대혼전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야말로 로켓 날듯 하늘을 찌르는‘고공 사이클’. 더불어 두산의 30여 경기 행보는, 정규시즌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라 있다.

두산은 얼마나 더 질주하듯 달릴 수 있을까. 지금 두산을 보는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끝까지 간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24일 기자와 통화에서 “시즌 끝까지 지금처럼 달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에 버금 가는 페이스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두산이 기본적으로 자랑하는 수비력과 함께 곽빈·이영하 등이 주전력으로 가세한 투수력을 두고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상대성’에 주목했다. “두산 전력만 볼 것이 아니라 상대 전력도 살필 필요가 있다. 그런 점을 볼 때 중하위권 팀 대부분 전력이 여전히 정상적이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이 시선을 둔 팀 중에는 상위권의 삼성과 LG 등도 포함된다. 이들 팀들은 여전히 상대적으로는 탄탄한 편이지만 외국인선수 이탈 등 전력 공백 속에 있어 지금의 두산에는 위협적인 상대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두산의 상승세가 지속적일 것이란 시선에는 마운드 지표들이 자리잡고 있다. 두산은 지난 16경기에서 팀 평균자책 2.38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선발 평균자책 2.71를 기록한 가운데 불펜 자책은 1.87로 환상적이다.

더구나 주말 잠실 한화전에서는 열흘간 엔트리에서 빠져 휴식을 취하던 외국인선발 아리엘 미란다까지 합류해 두산은 외국인 원투펀치를 정상 가동시킨다.

두산은 2019년 33경기를 남겨두고 9게임차를 뒤집으며 정규시즌 정상에 선 이력이 있다. 또 SSG 전신인 SK는 2009년 시즌 막판을 19연승으로 마감한 적도 있다. 두산은 그 어디쯤을 바라보고 있다.

■사이클은 있다

두산은 마운드 뿐 아니라 공격력도 최고조에 올라 있다. 정수빈이 9월 들어 타율 0.338을 기록하면서 톱타자로 제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3번 박건우와 4번 김재환의 파괴력이 더욱 빛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에 6년 연속 진출하며 했던 야구를 그대로 다시 하고 있다.

향후 페이스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시각은, 역설적으로 이같은 공격력 변화에 있다. 최근 두산전을 치른 한 구단의 현장 관계자는 “두산 타선은 지금 상당히 세지만, 공격력이라 게 계속 좋기는 어렵다. 하향 사이클이 한번쯤 올 것”이라고 평했다.

타격의 사이클은 코칭스태프가 조절하기도 힘든 부분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패권을 NC에 내준 뒤 “시리즈 흐름을 보면서 올해 우승은 어렵겠다고 느꼈다. 타격 사이클을 봤을 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더구나 두산 야수진은 지난해 이전과 비교할 때 층이 엷은 편이다. 지난 겨울 FA로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 등이 빠져나갔고, 중요한 경기에서 비중이 컸던 오재원도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이에 주력선수 몇몇의 페이스가 꺾이면 다시 경기가 답답해질 수도 있다는 다소 비관적 시선도 없지 않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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