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드래프트 다크호스, 박동수 조민석을 아시나요[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졸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게 된다. 될성부른 떡잎이면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지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선 대졸 선수들이 제법 많은 선택을 받았다. 그 어느 해 보다 좋은 재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주역은 고졸 선수들이었지만 대졸로서도 승부를 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 다크호스로 꼽을 수 있는 두 선수에 주목해 봤다. NC 2차 2라운드에 선발된 고력대 투수 박동수와 9라운드에 지명된 조민석이 주인공이다.
먼저 박동수에 대해 알아봤다.
박동수는 사이드암 스로에 가까운 스리쿼터형 투수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57km를 기록했다. 회전수는 2266rpm을 기록했다. 아주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수치였다.
릴리스 포인트가 1.37m로 낮고 익스텐션은 1.88m로 평균치인 1.85m보다 조금 긴 익스텐션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88km까지 나왔는데 구속은 프로에 들어오면 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하지만 패스트볼 하나 만으로 그다지 위력적인 투수는 아니라는 점에는 큰 변화가 없다.
패스트볼 회전수로 타자를 압도하기 위해서는 2400rpm 이상이 나와줘야 한다. 박동수는 그런면에선는 평범한 투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동수에겐 스플리터라는 무기가 있다. 패스트볼과 함께 했을 때 위력을 더할 수 있는 구종이다.
슬라이더를 보여주는 구종 이상으로는 활용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스플리터는 다르다. 박동수는 대단히 빠른 스플리터 구속을 보여주고 있다.
스플리터의 평균 구속이 136.94km나 된다. 패스트볼과 차이가 5km정도 밖에 나지 않는다. 측정치 최고 스플리터 구속은 140km까지 나왔다.
릴리스 포인트나 익스텐션도 패스트볼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비슷한 폼에서 비슷한 구속으로 날아오다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그만큼 타자를 속이기 쉬워진다. 수직 무브먼트가 거의 30cm나 치아를 보였다.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데 대단히 유리한 구종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동수의 스플리터가 바로 그렇다. 패스트볼과 구속 차이도 많이 나지 않고 터널링 구간도 길게 이어지고 있다. 타자 앞에서 마지막에 떨어지기 때문에 대단히 위력을 더할 수 있는 구종이다.
던질 때 투구 폼에서라도 차이가 난다면 타자들이 공략하기 쉬울 수 있지만 투구 폼에서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위력적인 구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민석의 장점은 투구수가 늘어나도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통령기에서 측정한 결과 100구 이상으로 투구수가 늘어났을 때도 꾸준히 140km대 초반의 패스트볼 스피드를 유지했다.
스태미너를 타고난 투수라고 할 수 있다. 100구 이상에서 스피드가 크게 떨어지는 투수들이 많은데 조민석은 그런 걱정에선 한결 자유로운 투수라 할 수 있다.
변화구는 회전수에서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커브가 2483rpm으로 나름 좋은 회전을 보였지만 주로 쓰는 구종이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었다.
그러나 투구폼에서는 장점을 찾을 수 있었다. 패스트볼의 평균 익스텐션이 2.06m나 됐다. KBO리그 투수들의 평균 익스텐션이 1.85m인 점을 감안하며 무려 20cm 이상 더 앞에서 공을 뿌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익스텐션이 다른 투수들 보다 앞에 형성이 되면 체감 구속이 빨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140km대 초반의 스피드에 그치고 있는 조민석이지만 타자들이 느낄 땐 그 보다 빠르게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좋은 익스텐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릴리스 순간 스피드만 잘 확보하게 되면 좀 더 빠르게 공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 투수다.
프로 입문 후 구속 상승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패스트볼 만으로도 프로 레벨에서 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박동수는 패스트볼과 유사한 스플리터가, 조민석은 다른 투수들보다 압도적으로 긴 익스텐션이 장점인 투수라고 할 수 있다.
패스트볼 자체만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다지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도 상대를 잘 요리해낼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박동수와 조민석이 기대만큼 성장을 거듭하며 팀의 즉시 전력감으로 커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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