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유전자 가위가 자르는 보험

2021. 9. 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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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20년 노벨화학상은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이미 유전자 가위를 조금이나마 경험한 세대다.

앞으로 유전자 가위가 자르게 될 보험산업도 이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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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 국민 백신 접종이 중요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백신은 사람의 세포에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돌기단백질)’을 만들어 면역 시스템을 작동시켜 항체를 형성한다. 이는 유전공학 기법의 하나로 특히 ‘유전자 가위(gene scissor)’가 주목받는다.

유전자 가위는 인간이나 동식물 세포의 특정 부위에 인공 효소를 집어넣어 원하는 대로 교정하고 편집하는 유전자 짜깁기 기술을 의미한다. 2020년 노벨화학상은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크리스퍼-캐스9의 장점은 DNA에서 원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좀 더 깊이 잘라낼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공률은 아직 10% 아래이기에 유전자 치료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를 극복할 유전자 교정기술이 계속 연구된다.

유전자에 의해 초래되는 유전 질환은 약물치료와 외과적 수술로 치료가 어려울 수 있는데 이 경우 유전자 치료법이 사용될 수 있다. 유전자 치료는 1990년대에 면역결핍증 치료를 위해 시도했으나 그 효과와 정확성 문제가 제기됐다. 2014년 3월 티로신혈증에 걸린 쥐에게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크리스퍼기술을 사용해 치료한 사례가 있다.

윤리적인 이슈 때문에 아직 유전자 가위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한 사례는 없지만 시도한 사례는 발견된다. 2015년 중국 과학자들이 크리스퍼를 사용해 인간 배아의 유전체를 변형했다고 발표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맞춤형 아기가 탄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중국 연구팀은 또 2018년 쌍둥이 여아들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생기도록 출생 전 배아 유전자를 교정했다.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인간을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이 개발한 ‘크리스퍼 홈 테스트키트’는 몸 안에 있는 유전자 코드를 읽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다양한 질병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키트를 이용해 건강 상태를 검사하고 치료와 연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진단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런 추세면 조만간 암, 에이즈 등 난치병의 치료는 물론 심지어 늙지 않고 젊어지는 유전자를 주입해 장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한다. 구글 연구진은 사람이 앞으로 오백 살까지는 무난히 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성경 속 인물 므두셀라는 969세까지 살았다고 기록됐으니 전혀 허무맹랑한 주장은 아니다.

앞으로 유전자 가위는 의료, 사회, 종교, 철학, 윤리의 영역뿐 아니라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보험 분야는 어떻게 될까. 500년을 사는 시대에 종신보험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도 보장성 보험의 역할보다는 저축성 보험의 성격이 될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유전자 치료가 어느 단계까지 건강보험의 대상이 될 것인지부터 논쟁거리다. 장기요양보험은 완전히 새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 연금보험은 과연 어떻게 변화돼야 할까.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이미 유전자 가위를 조금이나마 경험한 세대다. 앞으로 유전자 가위가 자르게 될 보험산업도 이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김창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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