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에 2030세대 대출 급증..전체 빚 27% 차지

이재은 기자 2021. 9. 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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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20~30대 청년층의 가계부채가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하면서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가계부채의 2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주택구입 수요가 늘어난 데다 신용대출을 끌어다 주식에 투자하는 등 자산시장과 연계된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올해 2분기에는 20.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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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말 가계부채 1805兆..처분가능소득 대비 172%
청년층 가계부채 증가율 12.8%
한은 "청년층, 자산가격 조정시 위험 크다"

우리나라 20~30대 청년층의 가계부채가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부채의 2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주식·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저금리에 돈을 빌려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청년층이 늘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증가하고 있고, 취약차주 비중도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향후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가격 조정이 이뤄질 경우 청년층의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되는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우리나라 국민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대비 10%포인트(p) 늘어난 17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 가계소비를 제약하는 ‘부채 임계수준’을 초과한 대출자들이 최대 72조원의 빚을 상환해야 제약 없는 소비활동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0·30세대 청년층이 받은 전세 대출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현황에 따르면 2017년 6월 52조8189억원이었던 전세 대출액(잔액 기준)은 지난 6월 말 기준 148조5732억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24일 발간한 ‘2021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말 기준 20~30대 청년층 가계부채 잔액은 487조5900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2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청년층 가계부채는 코로나 사태 이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전년대비 대출 증가율은 12.8%로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7.8%)을 크게 웃돌았다.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2018~2019년 30.4%에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 이후 41.5%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기여율은 1.5%에서 6.6%, 신용대출 기여율은 8.3%에서 13.7%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주택구입 수요가 늘어난 데다 신용대출을 끌어다 주식에 투자하는 등 자산시장과 연계된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중 청년층의 거래비중이 36.6%로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20~30대의 경우 내 집 마련을 위한 주담대 비중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지만,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아 전세자금대출 비중(25.2%)이 타 연령층(7.8%)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전세자금대출은 상대적으로 규제수준이 낮고 청년층 주거지원을 위한 정부의 전세자금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 청년층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청년층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올해 2분기에는 20.1%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주요 기업의 기업공개(IPO)로 개인의 주식투자가 확대되면서 청년층이 신용대출의 일부를 주식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주요 증권사(미래·KB·NH·한투·키움·유안타)의 지난해 신규계좌(723만개) 중 20~30대가 54%(392만개)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청년층의 차입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자산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위험에 취약할 수 있으며, 과도한 부채 부담이 건전한 소비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들어 청년층 DSR는 상승하고 있고, 취약차주 비중도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계부채의 DSR은 36%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청년층 DSR은 원금분할상환이 필요한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증가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2분기 말 기준 청년층 DSR는 37.1%로 지난 1분기(36.6%)와 지난해 4분기(36.1%)보다 높아졌다.

청년층 취약차주 비중은 2분기 6.8%로 다른 연령층(6.1%)보다 높았고, 저소득 차주 비중도 24.1%로 다른 연령층(14.4%)보다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청년층은 소득수준이 낮고, 자산가격 조정 위험에 대비해서 충격을 흡수할 금융자산 축적 정도가 낮다기 때문에 향후 자산가격 조정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년층의 대출 증가세로 인해 우리나라 가계 재무건전성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172.4%로 1년 전보다 10.0%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에 불과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율은 10.3%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의미다.

대출 때문에 소비에 제약을 받는 부채 임계수준을 넘어서는 대출자도 늘고 있다. 소득대비대출비율(LTI) 기준, 임계수준 초과 대출자 비중이 지난 1분기 현재 6.6%로 전년 동기(5.4%) 대비 1.2%p 증가했다. 한은은 이들이 대출 원리금 상환에 제약받지 않고 적정 소비를 할 수 있으려면 최소 36조원에서 최대 72조원의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가계부채의 2.0∼4.0%에 해당하는 규모다.

2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805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 임계수준 초과 대출자들의 대출 종류별 비중을 보면, 부동산 담보 대출 비중이 62.6%(DSR 기준)∼65.2%(LTI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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