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요섭, 허투루 노래하지 않는 발전형 가수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양요섭이 최근 첫 정규앨범 '초콜릿 박스(Chocolate Box)'를 발매했다. 지난 2012년 '카페인'으로 솔로 데뷔한 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앨범이다. 여기에 보이그룹 비스트와 하이라이트 활동기간까지 합치면 어느덧 데뷔 13년차다. 가수로 살아온 세월의 결집만큼이나 자신과 팬들에게 선물이 될 법할 이 앨범을 그는 초콜릿 상자 안에 예쁘게 옮겨 담았다. 초콜릿 상자를 마주할 때의 그 설렘과 호기심을 이 앨범을 통해서도 전하고 싶어서다.
밀크초콜릿처럼 부드럽게, 다크초콜릿처럼 쌉싸름하게, 화이트초콜릿처럼 달콤하게 '초콜릿 박스'에는 다양한 맛을 내는 노래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음미하듯 감상의 미학이 있는 앨범이다. 그러다 문듯 다시 깨닫는다. 양요섭은 13년간 솔로와 그룹 모두에서 노래 부르는 것에 늘 열심히였다는 걸. 그리고 이 노력들이 모여 그만이 선보일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초콜릿 박스'를 완성했다는 걸 말이다.
정규앨범이 솔로 데뷔 이후 9년 만이에요.
"싱글이든 정규든 앨범을 발매하고 새로운 노래를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일은 언제나 떨리고,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것 같아요. 만약 솔로를 내게 된다면 이번엔 꼭 정규를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회사랑 논의하고 자연스럽게 정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제대하기 전부터 조금씩 준비했던 거라 준비 과정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된 것 같습니다."
'초콜릿 박스'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한 부분이 있다면요?
"초콜릿 박스에서 꺼내는 초콜릿이 어떤 맛일지 모르듯이 '양요섭이 이런 음악도 한다고?'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솔로 앨범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아티스트와 듀엣곡도 넣었고, 타이틀곡은 엄청 다크한 느낌으로 컨셉트를 잡았고, 자작곡 작업도 많이 했고, 또 전에 선보이지 않았던 장르의 곡도 수록했고요. 앨범은 앨범명처럼 진짜 초콜릿 박스 느낌이에요. 이번 앨범 버전이 화이트, 밀크, 다크인데 이 세 가지 버전처럼 진짜 곡을 다양하게 담았어요. 제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처음부터 끝까지 쭉 넣고 들었을 때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과 각각의 곡들이 각각 다른 맛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작업했습니다."
타이틀곡과 앨범명과 동명의 수록곡에 대한 비하인드 이야기를 해보자면요?
"타이틀곡 '브레인(BRAIN)'은 KZ가 만들어준 곡이에요. KZ와는 이전 하이라이트 앨범 '더 블로잉'에서 '웨이브(WAVE)'란 곡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죠. 작업 중간 제 생각이나 느낌도 많이 반영됐고 마음에 드는 타이틀곡이 나왔어요. 안무도 노래와 어울리게 나와서 무대 보는 재미도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템포가 빠르고 휘몰아치는 느낌의 노래라서 처음에는 라이브로 노래를 하면서 안무까지 소화하기가 버겁더라고요. 그래서 안무할 때 호흡을 몸에 익히려고 계속 줄넘기 하면서 라이브 연습을 했어요."
"'초콜릿 박스'는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느낌의 곡이에요. 근데 곡을 워낙 잘 써 주시고 편곡도 클래식하게 해 주셔서, 추운 겨울에 마시는 따뜻한 핫초코 느낌이 드는 그런 곡으로 탄생했습니다. 또 제 친구인 준원(pH-1)이가 피처링을 해주어서 곡의 느낌이 200% 더 살아났다고 생각해요. 많이 바쁜 걸 알아서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정말 단 한번에 흔쾌히 해주겠다고 해 더 고마웠죠. 팬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준원이와는 초등학교 특별활동부 사물놀이반에서 제가 상꽹과리, 준원이가 상장구를 맡아서 그때 당시 꽤 친해졌는데 이렇게 연예계에서 만나게 되어 처음엔 정말 놀랐어요. 군대 가기 전에 제가 진행했던 라디오에 준원이를 초대하기도 했었고요. 정말 착하고 고마운 친구예요. 그리고 뭔가 두 어린 꼬맹이가 아티스트로서 인연을 맺다니 더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하이라이트 멤버들이 이번 앨범을 듣고 어떤 반응을 해주었나요?
"엄청 응원 많이 해줬죠. 두준이 기광이는 제가 회사랑 선곡 회의를 하고 있을 때부터 제 자작곡이나 타이틀곡을 미리 듣고 좋아해줬어요. 특히 두준이는 개인 브이앱 같은 데서도 제 타이틀곡에 대한 감상을 미리 얘기한 적 있었어요. 동운이도 타이틀곡 마스터링 다 된 버전으로 듣고는 잘 어울린다고 얘기했어요. 응원은 첫 티저 나올 때부터 회사 SNS에 댓글을 달면서 멤버들 모두 열심히 해주고 있습니다. 든든해요."
지난 13년 간 열심히 노래 부르며 살아온 데에 원동력이 있을까요?
"여태껏 정말 허투루 쉽게 활동을 하거나 노래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건 정말 자신있어요. 저희는 어찌됐건 가수로 팬분들을 맨 처음 만났고, 그리고 아직도 그렇게 팬분들을 만나고 있잖아요? 가장 쉽게 우리의 생각이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노래인데, 그걸 쉽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물론 다른 가수분들도 모두 그러시겠지만 아직도 노래하는 게 참 어렵고 계속 연습하고 또 노력해야 할 부분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런 노력하는 모습을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또 기억해 주셔서 지금까지 저나 멤버들이나 이렇게 사랑받으면서 활동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9년 전과 비교했을 때 그간 활동에서 관철되어 온 이번 앨범에서의 더 성장한 부분이나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저에게 첫 솔로 정규앨범이라는 의미도 크지만 다른 앨범들처럼 여전히 제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의 일부분이에요. 제 색깔을 벌써부터 한정짓고 싶진 않아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노력을 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만큼 성장했어요!'라고 함부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만든 앨범이니만큼 한 곡 한 곡 소중히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여겨졌음 할까요?
"뻔하지 않고, 항상 좋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냥 안주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그런 가수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제 노래를 우연히 듣고 '어 이거 누구 목소리야? 노래 좋네? 한 번 들어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모르는 분들에게도 제 목소리를 알리고 그 사람들이 '아 이 친구 노래 참 열심히 하는구나' 이렇게 말해주시고 더 나아가서는 '아 양요섭이란 사람이 참 좋은 가수구나' 이렇게 말씀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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