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고동 울린 점프캐치' 25세 늦깎이 중견수, 4할타자 포텐 터지나[인천핫피플]

김영록 2021. 9. 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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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는 순간 투수의 입에서 탄식이 새어나왔다.

3회말 타석에 들어선 한유섬은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박세웅의 공을 통타, 중견수 쪽으로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특히 21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3경기 연속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9월 들어 타석에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클러치 상황에도 주눅들지 않는다"면서 "테이블세터이자 중견수로서 좋은 베이스러닝 능력을 가졌다는 점은 정말 큰 장점"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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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신용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9.23/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딱' 하는 순간 투수의 입에서 탄식이 새어나왔다. 담장을 직격할듯 날아간 큰 타구. 하지만 담장에 바짝 붙어 훌쩍 뛰어오른 중견수의 글러브에 빨려들었다. 홈런을 예감했던 뒤늦은 뱃고동 소리가 한 차례, 멋적게 울렸다.

24일 인천 SSG랜더스파크. 3회말 타석에 들어선 한유섬은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박세웅의 공을 통타, 중견수 쪽으로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맞는 순간 박세웅이 아차할 만큼 정타. 하지만 정확하게 판단하고 따라붙은 신용수의 호수비가 돋보였다.

중학교 때까진 투수 겸 포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내야수로 전향한 뒤 주말리그 홈런왕과 타격왕을 꿰찼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야구를 그만둘까 고민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야구에 정진했고, 마침내 2019년 2차 10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에 입성했다고 다가 아니었다. 1군의 좁은문을 뚫기 위해 내외야 유틸리티로 변신했고, 타고난 툴을 살려 중견수에 정착했다.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3푼3리를 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스프링캠프에서도 주목받았다. 4월부터 1군에 오르내렸지만 많은 기회를 얻진 못했다.

신용수의 빛나는 점프캐치에 감사를 표하는 박세웅. SPOTV 캡쳐

9월 들어 롯데 외야의 중심을 꿰찼다. 지난 6일 콜업 이후 래리 서튼 감독은 1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를 시작으로 23일 SSG전까지, 신용수에게 6차례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개인 월간 최다 선발 출전. 특히 21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3경기 연속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좌투수에 강점을 보여 추재현 김재유와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서튼 감독이 2군에 재직중이던 지난해부터 지켜봐온 숨은 진주다. 그는 "한동희는 어리지만 풍부한 1군 경험을 가진 선수다. 나이는 한동희보다 많지만, 예를 들어 신용수에게 말할 때는 조금 더 세세하게 지시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 거포' 한동희를 향한 존중이지만, 신용수에 대한 애정도 듬뿍 담겼다.

팀에 활력을 주는 선수가 타격과 수비까지 잘해준다면 금상첨화다. 9월만 보면 타율 4할9리(22타수 9안타)의 방망이가 매섭다. 타격 뿐 아니라 빠른발과 강한 어깨도 돋보인다. 뒤늦은 외야 전향으로 인해 약점이었던 타구 판단도 급격하게 성장했다.

23일 SSG전은 신용수의 진가를 보여준 경기였다. 한유섬 타구 때 호수비는 물론, 3타수 2안타 1도루로 팀 공격도 이끌었다. 1회 첫 타석에 힘있는 스윙으로 안타를 친 뒤 초구에 바로 2루를 훔쳤다. SSG 선발 오원석이 다리를 들어올리기 전에 이미 출발할 정도로 완벽한 스타트가 돋보였다. 2회에는 절묘한 번트 안타로 출루, 또한번의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롯데 신용수가 8일 삼성전에서 전준우의 희생플라이 때 기민한 몸놀림으로 역전득점을 올리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롯데는 올시즌 도루 49개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서튼 감독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선호하지만, 핵심 타자들 중 도루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지 않다. 팀내 도루 1위는 손아섭(11개) 2위는 정 훈 마차도(8개)일 정도.

때문에 서튼 감독은 중견수 포지션에 추재현 김재유 장두성 등 발빠른 선수를 기용해 타선에 탄력을 주고 있다. 신용수 역시 새로운 해답이 될 수 있다.

서튼 감독은 "9월 들어 타석에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클러치 상황에도 주눅들지 않는다"면서 "테이블세터이자 중견수로서 좋은 베이스러닝 능력을 가졌다는 점은 정말 큰 장점"이라고 칭찬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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