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 "우연의 순간서 삶의 의미 찾지요"

장재선 기자 2021. 9. 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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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만들어내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음미함으로써 거기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게 제 사진 작업입니다."

안준(40·사진) 작가는 현실 속의 초현실적인 순간을 포착한 독특한 풍경의 사진으로 주목받아왔다.

안 작가의 연작 주제 다섯 가지('One Life' 'Liberation' 'The Tempest' 'Self-portrait' 'Lucid Dream')가 모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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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 ‘One Life(2018)#020’, 60.96×91.44㎝.

■ 팬데믹시대 희망 전하는 국내 대표 사진작가 2人

- ‘온 그래비티’展 갖는 안준

허공에 멈춘 물체 이미지 촬영

1m넘는 대작 등 40여점 선봬

“낙하는 죽음 향하는 생명 의미

다양한 형식 실험 계속 도전”

“우연이 만들어내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음미함으로써 거기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게 제 사진 작업입니다.”

안준(40·사진) 작가는 현실 속의 초현실적인 순간을 포착한 독특한 풍경의 사진으로 주목받아왔다. 미국 프랫인스티튜트와 파슨스에서 사진을 공부한 그는 재학생 때 고층빌딩에 선 자신의 몸을 촬영한 ‘셀프-포트레이트(Self-Portrait)’ 연작으로 새 작가의 탄생을 알렸다. 2013년 영국의 사진 잡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포토그래피(British Journal of Photography)’가 주목해야 할 사진작가 20인으로 선정했고, 같은 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가 주목해야 할 아시아 작가 5인으로 뽑았다.

그가 24일부터 10월 22일까지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개인전 ‘온 그래비티(On Gravity): 방향과 좌표’를 연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골라서 40여 점을 보여드립니다.”

갤러리 메인 전시장에서 1m가 넘는 대작들을 주로 선보이고, 그 옆 윈도 갤러리에는 소품들을 걸었다. 안 작가의 연작 주제 다섯 가지(‘One Life’ ‘Liberation’ ‘The Tempest’ ‘Self-portrait’ ‘Lucid Dream’)가 모두 등장한다. 이런 작품 구성은 스위스 취리히 크리스토퍼 귀 갤러리가 현재 열고 있는 전시회(9월 2일∼11월 20일)와 같다. 서울과 취리히에서 같은 연작의 다른 이미지를 선보이는 것이다.

“저는 연작 작업을 동시 진행합니다. 가족과 지낼 때 ‘One Life’를, 장마 시기에 ‘Tempest’를 하는 방식이죠.”

‘One Life’와 ‘Liberation’ 연작은 사과와 바위 등 물체를 허공에 던지고 이를 빠른 셔터스피드로 촬영한 것이다. 중동의 오만, 터키, 제주, 울산 등 여러 지역에서 찍었다. 중력으로 인한 ‘자유 낙하’ 과정에서 우연히 조화로운 구도로 허공에 멈춰 있는 이미지를 포착했다. 안 작가에 의하면, 이는 운명의 중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죽음으로 향해가는 생명의 아름다운 순간을 의미한다.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의 빈집과 정원을 배경으로 하는 ‘Self-portrait’ 연작에선 영혼의 상승 이미지를 표현했다. ‘Lucid Dream’은 하늘·새·바다 등을 통해 자유롭게 날고 싶은 꿈을 상징했다. 팔당댐 방류 장면을 고속 촬영한 ‘The Tempest’는 하강과 상승 이미지가 함께 섞였다.

그의 작품들은 일견 합성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행위를 수행처럼 반복해서 얻어낸 결실이다.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려는 안 작가의 부탁으로 그의 가족들이 하루 종일 공중에 사과를 던지는 ‘노역’을 감내한다는 이야기는 미술계에서 유명하다.

“제가 응시하고 촬영하지 않았다면 인지하지 못하고 사라졌을 형상을 잡아내는 과정과, 그 과정을 만들어내는 실천 행위에서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사진매체 특징을 살린 형식실험을 계속할 것입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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