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쇼 전성시대, 구속-구종 그대로인데 FA 투수 최대어가 된 이유 [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백쇼' 백정현(34·삼성)은 어떻게 FA 투수 최대어로 발돋움했을까.
그야말로 '백정현 전성시대'다. 백정현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 삼성의 7-4 승리를 이끌며 시즌 13승째를 따냈다. 에릭 요키시(키움)와 다승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선 백정현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2위를 달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경기 후 백정현은 "지난 경기에 투수들이 많이 던져서 최대한 길게 던지려고 했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서 스트라이크존을 보고 공격적으로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야수들이 수비에서 도와줬고 (강)민호 형의 좋은 리드도 큰 도움이 됐다. 다승을 비롯한 기록을 의식하기보다는 등판하는 매 경기에 내 역할을 다하는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실 백정현은 7이닝을 채울 기회이기도 했지만 오지환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교체돼야 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듯 하다. 이에 대해 백정현은 "타박상으로 보여서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백정현의 투구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백정현이 구속이 증가한 것도 아니고 구종이 추가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백정현이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선 이유는 무엇일까.
허삼영 감독은 "제구력이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넣고 빼는 능력이 있다. 또한 타자의 스윙존, 범타존, 파울존을 잘 이용하는 커맨드가 있다. 커맨드가 뒷받침이 돼야 타자의 파울도 이끌어낸다. 본인이 확신을 가지면서 발전을 하니까 쉽게 쉽게 이닝을 소화하는 것 같다"라면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코스의 비율은 있지만 한 코스에 치우치지 않는다. 그리고 구속에 비해 타자의 체감 속도는 빠르다"라고 설명했다.
백정현의 공을 직접 받는 포수 강민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확실히 공을 던지는 코스가 좋아졌다"는 강민호는 "실투도 나오기는 하지만 몸쪽과 바깥쪽 코너워크가 정말 좋아졌다. 원하는 곳으로 잘 던지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백정현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가을야구에서도 큰 경기에 강한 면모까지 보인다면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을 전망이다. 마침 백정현은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올해 FA 시장은 김현수(LG), 나성범(NC), 김재환, 박건우(이상 두산), 손아섭(롯데), 박해민(삼성) 등 정상급 외야수들이 즐비한데 투수 중에서는 백정현이 단연 돋보인다.
[삼성 백정현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 vs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 선발등판 하고 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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