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무한 확장한다던 정용진, 버거 이어 피자에도 도전
노브랜드 아파트·호텔 꿈꾸는 정용진
전문점 출점은 보류, 가맹사업 수월한 외식업 키운다
“노브랜드 아파트, 호텔, 식당 등 무한한 확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의 외식 사업 카테고리 확장한다. 이는 최근 이마트가 노브랜드 점(店) 외 전문점을 출점을 중단한 것과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031440)는 지난 7일 ‘노브랜드 피자’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아직은 가맹 계약이 한 건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11월부터 시행되는 가맹사업법 개정을 앞두고 사업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미리 등록한 것으로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없다”라며 “현재 노브랜드 버거(NB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사업을 시작하려는 가맹본부는 직영점 1개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해야 정보공개서에 등록하고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다.
◇ 신세계푸드의 신성장동력, 노브랜드 버거
외식업계에선 노브랜드 버거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자 가맹사업에 자신이 생긴 신세계푸드가 피자 사업에 도전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브랜드 버거는 2019년 8월 ‘가성비 버거’ 콘셉트로 1호점을 연 뒤 1년 6개월 만인 지난 5월 100호점을 돌파했다. 6월 말 기준 점포수는 총 122개(가맹점 수 69개)로, 이달 중 15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노브랜드 버거 가맹본부 사업이 신세계푸드의 실적을 이끄는 성장전략 중 하나라고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 가맹점 개설에 따라 제조 매출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상반기 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13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6524억원으로 6.6% 늘었다.
노브랜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애착을 갖는 사업 중 하나로, 당초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지난 6월 월간디자인과 함께 발간한 브랜드 북 ‘노브랜드(No Brand)’에서 정 부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 유통이 아닌, 독자적 콘텐츠 개발을 통한 오리지널리티의 제공”이라며 “노브랜드는 이마트 PB 중 최저가형 브랜드로, 가격이 싸지만 싸구려 이미지가 강해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찾는 브랜드로 리뉴얼했다”고 밝혔다.
그는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 노브랜드 버거처럼 노브랜드 아파트, 호텔, 식당 등 무한한 확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노브랜드 전문 배달이나 상품 없는 매장 등 지금보다 더 고정관념을 깬 형태로 상품 카테고리를 재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800종이던 노브랜드의 상품 수는 2016년 1300여 종으로 늘었다. 2016년부터는 전문점 개설을 시작해 작년 말 기준 278개의 전문 매장을 열었다. 필리핀·몽골·중국·베트남 등 20여 개 국가로도 수출되는데, 규모가 지난해 기준 115억원에 달한다.
◇ 노브랜드 확장, 잘 나가는 외식 사업부터
최근 들어 노브랜드는 사업 확장의 방향을 외식 분야로 선회한 모습이다. 이마트(139480)는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밖에서 운영되는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을 보류한 상태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노브랜드 매장이 크고 창업 비용이 많이 들어 가맹사업이 어려운 데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라는 이유로 지역상권과 마찰이 잦아 출점을 강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보는 시각도 있다. 상대적으로 가맹점 개설 부담이 적은 외식 사업에 집중하는 게 브랜드 확장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노브랜드 버거의 경우 80㎡(약 25평)짜리 점포를 개설하는데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해 약 2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브랜드 피자는 버거와 같이 가성비를 강조한 콘셉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점포 내에서 즉석 피자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냉동 피자도 생산하고 있어 있어 사업 역량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앞서 피자헛, 맥도날드 등에서 이력을 쌓았다는 점도 사업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노브랜드 버거 가맹으로 신세계푸드의 제조 매출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며 “내년엔 로열티 수취와 제조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가 본격화됨에 따라 노브랜드 버거 가맹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올해 10%에서 내년 26%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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