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단의 '잊혀진 미래', 희망 고문은 언제 끝날까 [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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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옛 스크랩북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눈에 띈 사진 한 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의 전신)의 창단 무렵 팀 합동훈련 사진이었다.
한화 구단은 한해를 또 속절없이 흘려보냈다.
한화는 KBO리그 구단 가운데 최하위를 두 번째(7번, 1위는 롯데의 9번)로 많이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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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옛 스크랩북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눈에 띈 사진 한 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의 전신)의 창단 무렵 팀 합동훈련 사진이었다. 그 사진에는 마치 군대 유격 훈련을 방불케 하는 선수들의 일사불란한 유연 체조 훈련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배성서 초대 감독의 지휘 아래 펼쳐진 그 훈련 모습을 보노라니, 초창기 한화의 패기와 투혼이 아련하게 잡히는 듯했다. 그런 각고의 노력이 쌓이고 쌓여 한화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던 게 창단(1985년. 리그 참여는 1986년부터) 이후 14년만인 1999년이었다. 그로부터 20년 이상 세월이 흘렀건만, 한화의 희망 고문은 중단 없는 전진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KBO리그 꼴찌(2년 연속)가 거의 굳어졌다. 참으로 안타깝다. 한화 구단은 한해를 또 속절없이 흘려보냈다. 외국인 감독을 데려와 반전을 꾀했으나 좀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 내용이 좋지 않다. 한화는 9월 23일 현재 선두 kt 위즈와 무려 25.5게임 차로 그 거리가 아득하다. 9위 KIA 타이거즈에도 3게임 뒤져있다. 26게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한화의 각종 지표는 그저 한심스럽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평가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특히 투수진의 붕괴는 참담할 지경이다. 사사구만 무려 659개(볼넷 580+몸에 맞춘 공 79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600개를 넘겼다. 이는 지난해 수치(사사구 합쳐 688개)에 이미 근접한 것이다. 투수들의 제구력이 그만큼 형편없다는 직접적인 증거다.
팀타율은 2할 4푼 2리로 가장 낮고, 팀 홈런(69개)도 KIA(52개) 다음으로 적다. 투, 타 양면에서 무엇 하나 내세울 만한 게 없다.
한화는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장종훈으로 대표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명성과 한희민-이상군,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로 상징됐던 막강한 마운드의 명망을 잊은 지 오래다. 물론 그사이에 류현진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나타나기는 했으나 그마저도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부질없는 추억놀이가 됐을 뿐이다.
한화는 KBO리그 구단 가운데 최하위를 두 번째(7번, 1위는 롯데의 9번)로 많이 기록했다. 역설적으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자원을 확보할 기회가 많았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롯데 구단과 마찬가지로 한화는 2010년대 들어서 만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2022년에도 우수한 신인 자원을 확보했다. 환영해야 마땅한 일이겠지만, 한화의 ‘잊혀진 미래, 희망’이 그들로 인해 보장되는가.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고 쓴소리할 수밖에 없다. 여태껏 좋은 자원이 없어서 그렇게 성적이 안 좋았는가. 그동안 드래프트 1순위로 뽑았던 선수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속사정을 모르는 국외자가 바깥에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지도자를 탓하기 이전에 한화 구단은 선수 육성 시스템에 그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지, 또는 막연히 우수자원이라고 확보했으나 구단이 꼭 필요로 하는 선수를 스카우트했는지 되짚어보고, 그 방향성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계의 최고 명망가였던 이른바 ‘3김(김인식→김응룡→김성근)’의 손을 거쳐 간 한화의 오늘은, 여전히 답답하다.
/글. 홍윤표 OSEN 고문
chu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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