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뢰잃은 부동산 정책, 기대잃은 부동산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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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첫 추석을 맞아 양가 친인척들에게 인사를 돌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역시 부동산이 주된 화제인 경우가 많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청년 원가 주택' 30만 가구 공급과 '역세권 첫 집 주택' 5년 내 20만 가구 공급 공약의 경우 "현 정부 공급정책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기대했던 수준에 비해 현실성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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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찍든 부동산은 뭐 답이 없는 거 아닌가. 전부 사기 같아”
결혼 후 첫 추석을 맞아 양가 친인척들에게 인사를 돌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역시 부동산이 주된 화제인 경우가 많았다. 어김없이 돌아온 반응은 이런 것이었고,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대해서는 더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가 인제 와서 무슨 대책을 내놓는대도 부동산은 오르기만 할 것”이란 인식이 엿보였다.
물론 미묘한 기류 변화도 있었다. 어느새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3월 대선을 바라보는 움직임이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부동산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자 사람들은 내년 대선이 부동산 시장에 가져올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실제 기대치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았다.
먼저 현 정부와 큰 결을 같이 하는 여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失政)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느껴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주택 100만호’ 공약이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토지 독점규제 3법’ 공약은 현 정부보다도 반(反)시장적 정책이라는 반감을 얻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현 정부를 정면 비판하는 야당 유력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서도 여론이 시큰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청년 원가 주택’ 30만 가구 공급과 ‘역세권 첫 집 주택’ 5년 내 20만 가구 공급 공약의 경우 “현 정부 공급정책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기대했던 수준에 비해 현실성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홍준표 의원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현재 10억원을 넘어선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을 4분의 1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이른바 ‘쿼터 아파트’ 공약에 대해서는 “허황된 이야기”라고 보는 듯했다.
공약을 보고도 믿지 못하는 한가위 민심은 시장이 정치권의 예상보다 현 상황과 해법을 더 냉철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야 모두 아직 예선 국면이라 정책이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약의 수준이 국민들의 시선보다 낮은 것은 분명한 문제다.
후보들이 더 세심하고 신중한 정책 접근을 했으면 좋겠다. 짧은 시간 안에 대폭 늘릴 수 없는 주택 공급의 특성상 시장의 반응과 심리를 정확히 공략해야 시장의 불안도 진정될 수 있다. 본선 전까지는 더 완성도 높고 현실 가능성 있는 부동산 정책들이 나와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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