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종전선언" 연설에.. "허상에 불과" 면박 준 北 외무성 부상

이용수 기자 2021. 9. 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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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유엔 총회를 계기로 제기한 종전선언에 대해 “허상, 종잇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종전선언이 현시점에서 조선반도 정세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은페하기 위한 연막으로 잘못 이용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했다. 다음날 하와이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주관한 자리에서도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귀국하는 길에 기내에서 이뤄진 수행기자단 간담회에서도 종전선언을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이 세차례에 걸쳐 강조한 종전선언을 차관보급의 북한 관리가 걷어찬 것이다.

리태성은 담화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며 “평화보장체계 수립에로 나가는 데서 종전을 선언하는것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종전선언 채택이 시기상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의 대(對)호주 핵잠수함 기술 이전 결정, 한·일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등을 거론했다.

이어 “종잇장에 불과한 종전선언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철회로 이어진다는 그 어떤 담보도 없다”며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또 “미국·남조선 동맹이 계속 강화되는 속에서 종전선언은 지역의 전략적균형을 파괴하고 북과 남을 끝이 없는 군비경쟁에 몰아넣는 참혹한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종전을 선언한다고 해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리태성은 결론적으로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다”며 “종전선언이 현시점에서 조선반도 정세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은페하기 위한 연막으로 잘못 이용될 수 있다는것을 바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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