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던지는데 중간 쓰기엔 아깝다" 예비역 잠수함, 스스로 입증한 '선발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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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잠수함' 엄상백의 불펜 전환 계획이 무산됐다.
어차피 그 때가 되면 불펜에 있던 엄상백이 다시 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커보였지만 이번 결정으로 굳이 더블헤더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데스파이네-쿠에바스 원투펀치에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엄상백까지 리그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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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이후광 기자] ‘예비역 잠수함’ 엄상백의 불펜 전환 계획이 무산됐다. 100구 이상이 거뜬한 그를 중간으로 굳이 돌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시즌 1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엄상백을 구원에서 다시 선발로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7월 상무에서 전역한 엄상백은 곧바로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6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4.66을 남겼다. 부친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윌리엄 쿠에바스 공백을 메웠고, 빡빡한 더블헤더 일정 속 선발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다. 상무 시절을 통해 자신감과 제구력을 동시에 얻으며 이른바 계산이 서는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지난 16일 수원 롯데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엄상백을 불펜 대기시킨다는 계획을 전했다. 사실 엄상백의 보직은 후반기 사령탑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고, 고심 끝 150km의 빠른 공이 필승조에 더욱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 엄상백이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뽐냈다. 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소형준의 뒤를 이어 6⅔이닝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혼란 수습과 함께 선발투수의 자질을 마음껏 과시한 것. 결국 이는 사령탑의 마음을 다시 선발로 돌리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이 감독은 “엄상백은 뛰어난 결정구가 없지만 150km 직구를 던지면서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다”며 “어제(22일) 앞으로 중간에서 쓰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발로 기용해야할 것 같다”고 당분간 6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T는 내달 1일 사직에서 롯데와의 더블헤더가 잡혀 있다. 어차피 그 때가 되면 불펜에 있던 엄상백이 다시 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커보였지만 이번 결정으로 굳이 더블헤더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데스파이네-쿠에바스 원투펀치에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엄상백까지 리그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KT다.
이 감독은 “100개를 넘게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중간에서 쓰기엔 아깝다. 선발이 낫다”며 “내년과 후년을 생각해도 선발이 좀처럼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엄상백을 선발로 만드는 게 더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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