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올해 세번째 '반도체 회의' 소집..삼성전자, 3회 연속 참석

WSJ "반도체 공급난 관련 투명성 문제 논의할 듯"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확충을 논의하는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가 23일(현지시간) 반도체 공급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인 'CEO 서밋'을 소집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이 주관하는 'CEO 서밋'이 소집된다고 밝혔다. 올해 백악관의 반도체 관련 대책회의 소집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회의에선 △전 세계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반도체 부족현상 △코로나19(COVID-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영향 △반도체 제조사와 소비업체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투명성과 신뢰 증진을 위한 업계의 진전 등이 논의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를 비롯해 애플, 인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 스텔란티스 NV 등이 이번 회의 참석명단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과 5월 회의 때도 참석한 바 있다. 3회 연속 참석이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반도체 칩을 사용한다"며 "오늘 이벤트 참가자는 애플 및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가전 업계, GM·다임러·BMW 등 자동차 업계 그리고 농업과 인프라(사회기반시설)를 지원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반도체 부족 문제가 최우선 과제였다"며 "더 큰 투명성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반도체 부족 현상이 미국 근로자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업계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회의 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계속해서 의회와 협력해 반도체 칩에 대한 국내(미국) 제조 역량을 확장 및 강화하고 공급망 회복력을 다루는 연방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해법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의 혼란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파트너 및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및 기타 지역의 외국 정부와 협력해 주요 공장을 계속 가동하는 한편 현지 공중보건 대응 및 근로자 안전 지원을 위한 코로나19 예방 조치도 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존 네퍼 회장은 "미국 경제, 국가안보, 글로벌 기술 리더십에 대한 반도체의 중요한 역할과 미국의 칩 공급망 강화 필요성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WSJ은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및 반도체 기술업체 경영진과 가진 회의에서 언급된 '투명성' 문제가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회의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반도체 제조업체에 사용 가능한 반도체 규모, 생산 일정을 정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반면 반도체 제조업체 측은 취소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유령 주문'(ghost orders)을 피하고자 자동차 제조업체의 실제 수요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일본, 한국, 대만, 중국에 밀려 반도체 분야에서 입지를 잃었다. SIA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지난해 12%로 떨어졌다. 중국 등이 글로벌 경쟁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 유치가 어려워진 것이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에 미국은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520억달러(약 58조원)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제안했고, 이는 지난 6월 상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아직 하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2000억달러(약 223조원) 예산의 '2021 미국 혁신 및 경쟁법(United State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 of 2021)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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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