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 전문매체 콘퍼런스에 '데드풀'이? 스타트업 투자하는 스타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1. 9. 24. 08: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성민의 실밸 레이더]
데드풀.

23일(현지시각) 미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 Crunch)의 연례 콘퍼런스 ‘디스럽트’에 영화 데드풀로 유명한 미국 코미디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왔다. 올해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는 100%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행사에서 라이언 레이놀즈는 ‘데드풀과는 거리가 먼’이라는 주제로 한 세션에 등장했다. 조명이 2개 들어온 캄캄한 방에서 연한 베이지색 셔츠를 입고, 빨간색 무선이어폰을 낀 채 화면에 등장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30분간 진행된 행사에서 농담 한마디 없이 자신의 마케팅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 마케팅 철학은 사람들을 재미있고, 스마트하고,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한 데 모으는 거예요.”

그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테크 셀레스터(tech-celestor·스타트업을 운영하거나 벤처 투자를 하는 스타)다. 그는 2018년 미국에서 ‘맥시멈 에포트 프로덕션’이라는 광고대행사를 설립했고,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주류 브랜드 ‘에비에이션 진’과 저가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 ‘민트 모바일’ 관련 영상을 만들었다. 2019년 그는 민트 모바일의 오너가 됐다.

지난 6월 라이언 레이놀즈의 맥시멈 에포트는 광고 소프트웨어 회사 마운틴(MNTN)에 인수됐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MNTN의 CCO(최고창의력책임자)로 일한다. 그는 “난 홍보대사 같은 역할을 믿지 않는다”며 “내 역할은 모든 사람과 회사라는 배를 잘 조종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회사의 ‘얼굴마담’이 아니라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출연한 라이언 레이놀즈. /디스럽트 캡처

◇레이놀즈, “광고가 아닌 척 하는 마케팅을 버려라”

테크크런치는 라이언 레이놀즈를 소개하며 “마케팅의 천재”라고 했다. 그는 진과 민트 모바일 광고를 만들어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다. “어떻게 그런 광고를 만드느냐”는 질문에, 레이놀즈는 재미와 진정성을 언급했다.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소비자들을 잘 모르고 마케팅을 하고 있어요.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소비자들은 그것이 광고인 것을 압니다. 광고가 아닌 척 하지 말고, 그냥 대신 재미있게 놀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비자를 속이거나 무언가를 팔려고 하는 것보다는 재미있게 하는 것이 더 소비자를 존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레이놀즈는 “영화를 통해서도 마케팅을 배웠다”고 했다. 실제 레이놀즈는 데드풀을 찍으며 홍보 예산이 없자 직접 자신의 아이폰으로 바이럴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 공간에 올렸고, 이 덕분에 영화가 크게 흥행했다. 그는 “영화가 마케팅이고, 문화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레이놀즈가 할리우드에서 번 막대한 돈으로 ‘취미삼아’ 민트 모바일 등을 운영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레이놀즈는 “이것은 내가 대중 앞에 자주 나타나려고 하는 쇼가 아니다”라며 “많은 자산을 투자하고, 회사를 키우고 있다. 직원들과 진정한 한팀이 돼 회사를 초고층으로 건설할 수 있을지 전략화한다”고 했다. “난 훨씬 명확하고 뚜렷한 방법으로 내 자신에게 돈을 걸 수 있어요. 난 성공이나 바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실패에서 배웠습니다. 매번 실패만 하던 건축가가 성공적인 건물을 짓는다면 얼마나 놀라울까요.”

창업한 어니스트 컴퍼니가 나스닥에 상장돼 억만장자가 된 제시카 알바. /어니스트 컴퍼니

◇잘 나가는 테크 셀레스터들

스타트업에 경영이나 투자에 뛰어드는 할리우드 스타는 라이언 레이놀즈뿐만이 아니다. 영화배우 윌 스미스는 2018년 벤처투자사 ‘드리머스 VC’를 설립하고 세계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2019년엔 한국 e스포츠 기업인 ‘젠지 e스포츠’에 521억원을 투자했다.

영화 ‘판타스틱4′ 등에 출연한 제시카 알바가 2011년 세운 친환경 유아 및 가정용품 업체 ‘어니스트 컴퍼니’는 지난 5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작년 이 회사의 매출은 3억1000만달러(3600억원)에 달한다. 에슈턴 커처는 우버, 에어비앤비, 스카이프 등 기업 100여곳에 초기 투자한 할리우드 대표 벤처 투자자다.

'금발이 너무해'의 리즈 위더스푼

테크 셀레스터들은 미디어 관련 기업을 많이 운영한다.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는 2013년 ‘스프링힐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스프링힐은 제임스가 어릴 적 살던 아파트 단지 이름이다. 이 회사는 작년 1억달러 투자를 받았고, 토크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금발이 너무해’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리즈 위더스푼은 2016년 ‘헬로선샤인’이라는 제작사를 만들었다. 당시 위더스푼은 “여성의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립 이유를 밝혔다. 이 제작사는 HBO의 ‘빅 리틀 라이즈’, 훌루의 ‘리틀 파이어즈 에브리웨어’ 등을 만들었다. 기업가치는 9억달러(1조원)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일 “위더스푼의 헬로선샤인이 지난달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에 매각됐다”고 보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