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文대통령 "임기 끝까지 최선, 우리 정부 숙명 같은 것"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2021. 9.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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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간담회] "코로나 상황, 임기 마지막이고 대선 다가온다고 여유 없어"
종전선언·베이징 올림픽서 남북회담 가능성 및 언론중재법 등 답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1.7.26/뉴스1

(공군1호기=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 말의 의미에 대해 "우리 정부의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23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3박5일간의 뉴욕 및 하와이 방미(訪美)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군 1호기 안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위기 정부일 수밖에 없다"며 "임기 마지막이고 대선이 다가온다고 해서 좀 더 여유가 생긴다거나 그럴 수 없고 마지막까지 위기 관리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정부"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간 남북·북미관계에 있어서도 정상회담을 여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이 다 멈춘 상태이기 때문에 좀 더 진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책무라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이번 간담회를 통해 종전선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비롯해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및 위드(with)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등에 대해서도 답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 기자들 간 일문일답.

-3박5일 방미 일정의 마무리가 국가 영웅들에 대한 최고 예우로 끝을 맺었다. 관련 소회를 밝힌다면. ▶일단 사실은 올해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에 북한이 호응해서 유엔총회 계기를 잘 활용한다면 또 남북관계를 개선할 계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졌었는데, 그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엔 초청으로 SDG모먼트 행사에 저와 BTS(방탄소년단)이 주빈으로 참석해 함께 연설하고 공연한 것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관심도 확산시켜 보람 있었다.

질문주신 한국전 참전용사 영웅들 유해봉환은, 사실 그 일 때문에 하와이를 들르게 됐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마지막까지 한 분이라도 더 찾아서 한국으로 모셔오고 가족들 품으로 되돌려드리고 하는 건 국가가 당연히 해야하는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 들어서 많은 노력을 해왔고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는데 아직도 찾지 못한 한국전 참전 영웅들이 많이 있다. 마지막까지 찾아서 가족께 돌려보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유공자 훈장추서도 있었다. 한국의 독립에 헌신한 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서, 비록 해외에 계신 분이라 할지라도 그분들에게 훈장드리고 예우 다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국가가 꼭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두 가지 모두 하와이에서 보람 있는 일정이었다.

-유엔총회 연설에서의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 또는 북한과 사전교감이 있었나. ▶이번 종전선언에 대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반응이라든지, 특히 야당의 반응을 보면 '종전 선언에 대해 참 이해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전선언은 사실 2007년 10·4공동선언에서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이미 합의를 했다. 그때도 3자는 남북미였고 4자는 남북미중을 말하는 것이었다. 남북미가 추진하되 중국은 원하면 함께할 수 있다는 그런 뜻이다. 그때부터 이미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에 대해서 미국도 중국도 이미 동의가 있어왔던 것이다.

다만 그 이후에 비핵화라는 상황이 이제는 더해져, 비핵화 과정과 관련해 종전선언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또 어떤 시기에 비핵화 협상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 그런 문제만 한미 양국 간 협의해 온 것이다. 이제 다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다. 제가 종전선언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다.

또 하나 종전선언 개념에 대해 이해가 없는 것 같은 부분이 평화협정하고는 다르다. 전쟁 끝내고 북미관계 정상화되는 것은 평화협상 거쳐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가능한 것이고 지금으로서는 평화협정도 비핵화에 어느 정도 들어가야 이룰 수 있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상 들어가는 입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제 전쟁 끝내고 평화협상에 들어가자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다. 법적지위는 달라지는 것이 없고 정전협정 의해 이뤄지는 관계는 그대로 지속된다.

그뿐만 아니라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주한미군 주둔은 양국 간 합의해서 하는 것이고 그건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북미 수교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한미가 필요하면 동맹하는 것이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다.

-유엔총회 연설에서 '지구공동체 시대'에 비중을 뒀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손 내밀어주길 기대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우선은 우리 정부 들어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그것이 2017년에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때문에 전쟁의 위기까지 고조가 됐던 상황을 해소하고 지금까지 평화를 유지해온 성과가 있었다. 또 하나 의미를 찾는다면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로 나오도록 한 게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흐름이 지속됐어야 하는데 하노이 회담 실패로 멈춰버린 것이 매우 아쉽다.

아직도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고 유엔 제재가 이뤄지는 상태라 여러 제한은 있지만 인도주의적 협력은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국제사회의 일치된 견해이다. 그런 면에서 국제사회가 서로 교류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인도주의적 협력은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을 돕는 것이라 국제사회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고 유해발굴 공동사업, 이산가족 상봉 등이 되려면 북한 최고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할 것 같다. 코로나 후 국경 폐쇄 해제 등에 해법이 있나. ▶맞다. 지금 북한의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남북관계 발전에서 큰 장애가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화하는 데 있어서 북한의 코로나 등 여러 봉쇄 정책이 굉장히 대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런 시간만 보낼 순 없고 결국 대화 공백이 길어지면 다시 여러 가지 위기상황이 조성되기도 하고 평화나 안정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빨리 다시 또 북한과 대화할 때라고 생각한다.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와 다르게 대화와 외교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와 함께 점진적·단계적·실용적 접근 의지 표명했기 때문에 북한이 빨리 대화에 나서야겠다고, 지금 촉구를 하는 것이다.

-뉴욕 시민들 '노(no) 마스크' 풍경에 놀랐다. 마스크 벗는 날, 위드 코로나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은. ▶사실 그 부분은 대통령의 계획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전문가들 의견이 중요한 것이다. 아직 백신접종이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지금 1차만 전국민 70% (접종을) 넘긴 상태이고 접종완료(1+2차)는 아직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도) 아마 다음 달 말쯤 되면 (2차까지의) 접종 완료율도 70%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되면 우리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를 해야하는데 (하고 생각한다).

지금 누구보다 앞서서 접종이 빨리 진행된 나라들의 경우에 방역조치를 완화했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모든 방역을 다 풀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유지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 접종됐을 때, 어느 정도 방역을 해서, 어느 정도의 일상을 회복할지를 전문가들이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다. 아마 다음 달쯤 되면 그런 계획을 보다 가시적으로 국민들께 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일상 생활의 모습이 그려진 공사 담벼락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걷고 있다. 2021.6.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번 순방에서 백신외교 성과를 낸 듯하다. 올해 말부터라도 우리 국민들이 백신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나. ▶이번에 백신은 두 가지 방향에서 진전이 있었다. 하나는 백신의 허브화로 인해서 화이자 회장하고의 접견뿐 아니라 한미 간에 방역 관련, 백신 관련 업체들 간 비즈니스 테이블을 통해서, 그 부분에서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또) 영국과 백신 스와프, 베트남 백신 공여 등 국제협력을 높인다든지, 우리가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후발국들에 대해 백신 접근성을 높이도록 지원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는 부분은 이제는 걱정할 단계는 다 지난 것 같다. 사실 올해도 확보 물량은 문제 없다. 다만 초반에 들어온 시기가 좀 늦어서 초기 진행이 좀 늦어진 측면이 있는데, 그 부분을 빨리 따라잡아서 다음 달쯤 되면 아마 백신 접종률이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 (또) 베트남 공여로 알 수 있듯이 이제 우리(가 백신에 있어) 충분히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왜 그런 여유가 생겼냐면, 여러 종류의 백신을 확보하는데 혹시 한 종류에 차질이 생길지 몰라서, 그 경우에 대비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면 여유분이 생기게 된다. 그런 물량을 활용해 도울 계획이고 국민 접종에 필요한 물량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또 현 시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 평가는. ▶우선은 제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것의 의미는 좀 우리 정부의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코로나 상황 때문에 우리 정부는 위기 정부일 수밖에 없다. 임기 마지막이고 대선이 다가오고 이렇다고 해서 좀 더 여유가 생긴다거나 그럴 수 없고 마지막까지 위기관리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정부인 것이다. 남북관계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성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멈춘 상태이기 때문에 좀 더 진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될 책무라고 여기고 있다.

앞으로 남북회담이 가능할지, 그런 부분 저도 뭐라고 말씀드릴 순 없고 다만 국제적 계기로는 베이징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혹시 그런 계기가 남북 간 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제가 다른 자리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오늘 한 번 더 하고 싶지는 않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관심이 크다. 우려 서면이 오기도 했는데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가. ▶우선은 언론중재법이 청와대가 주도해서 이뤄지는 입법은 아니다. 가짜뉴스, 허위보도 이런 것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라든지 개개인이 입는 피해가 컸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당정 간에 원론적 합의가 있었다.

그에 따라 당쪽의 추진에 의해,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인데, 지금 언론이나 시민단체나 국제사회에서 이런저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종전선언 당사국들이 소극적인 듯한데 아직까지 종전선언이 진행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임기 내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은. ▶종전선언에 대해서 관련국들이 소극적이지 않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다. 과거에는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넘어가기 위한 평화협상 과정이 필요했고 그 과정 중에 종전선언이 있는 것이라서 문제가 단순했다. 지금은 북한핵이 상당히 고도화됐달까, 진전됐기 때문에 이제 평화협상과 별개로 북한의 비핵화가 또 이뤄져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따라 거기에 가해진 유엔 안보리 제재가 단계적으로 해제돼 가고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해주는 투트랙 협상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종전선언이 어느 시기에 어떤 정도 효과 가지고 구사될 필요가 있는 것인지, 그런 점에서 보다 전략적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게 문제가 되었던, 그런 게(종전선언) 필요하다는 데 대해선 다들 공감대가 있는 것이고 남북, 북미대화가 시작되면 어차피 될 문제(라고 본다).

-통신선 복원됐다가 다시 끊기는 등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다. 북측과 친서를 주고받거나 물밑접촉하는 그간의 신호는 이어지고 있나. ▶지금 남북 간에도 북미 간에도 말하자면 한국에 의해서 미국에 의해서 이뤄지는 대화 제기가 있는데, 북한이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예측할 수 없지만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아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원래 약속했던 핵실험이라든지 ICBM 발사 시험이라든지 모라토리엄(유예)을 유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미국이 대화를 단념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긴장고조' 그런 것만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문은 열어둔 채 여러 가지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비핵화 협상의 조건으로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철회할 것과 이런저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그런 대화의 조건이 갖춰져야만 대화할 수 있겠다고 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런 대화 조건조차 대화를 통해 얘기하자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결국은 북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북한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그게 우리 정부에서 이뤄질지, 다 못 끝내고 다음 정부로 이어져야 될지는 아직 예단하기가 어렵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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