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린이 가이드] 전략적 플레이로 스코어 줄이기

2021. 9. 24. 05: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프를 시작하고 필드를 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스코어를 줄이는데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위에 싱글(Single Digit Handicap) 골퍼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우러러 보게 되고 ‘나는 언제쯤 싱글 골퍼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100타도 깨지 못했는데 스코어를 과연 줄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싱글 골퍼는 오르지 못할 나무처럼 느껴지고, 연습을 하고 레슨을 받은 뒤에 필드에 나가도 쉽게 스코어가 줄지 않는다.

바둑을 두어 본적이 있는가? 바둑을 두는 사람들은 한 수를 두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한다. 그 한 수가 게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보며 여러 경우의 수를 계산해 보는 것이다. 바둑의 고수는 몇 수 앞을 내다보면서 둔다고 한다. 무엇이든 앞을 내다보며 하는 사람이 손해를 덜 보고 결국 앞서가게 된다.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골린이 골퍼들은 ‘오늘 첫 티샷만 잘됐으면’ 또는 ‘드라이버 샷이 똑바로 멀리 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1순위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골프게임도 앞을 내다보며 전략적으로 플레이 할 줄 알아야 스코어를 빨리 줄일 수 있다.

프로 골퍼들은 라운드를 하기 전에 게임에 대한 전략을 미리 세운다. 확률을 바탕으로 18홀 코스의 전략을 세우고, 공격적인 홀과 수비적인 홀을 구별하여 전략을 세워본다. 축구에만 공격과 수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골프에도 공격과 수비가 있고, 일본축구팀을 상대할 때와 독일축구팀을 상대할 때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처럼 골프도 코스에 맞는 전략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하면 코스의 지형, 페어웨이의 넓이와 길이, 페널티 구역의 위치, 그리고 그린의 빠르기 등을 기준으로 홀을 공격하는 방법을 달리한다. 프로 골퍼는 매 상황에서 샷의 성공률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무리하게 성공률이 낮은 샷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확률이 낮은 샷을 시도할 때는 그만한 보상이 예상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확률이 높은 안전한 샷을 선택한다.

또한 그날의 몸 컨디션, 바람의 세기, 기온 등 아주 다양한 경우를 고려한다. 스코어를 줄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이런 상황들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아마추어 골퍼들이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한두 가지 간단한 전략을 세워본다면 현재보다 10타 정도를 줄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첫 번째로 자신이 원하는 점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여야 한다. 보기 플레이어의 경우 모든 홀에 평균 1타를 더 치는 것이다. 즉, 보기 플레이어는 보기를 파로 생각하고, 100타 이상을 치는 플레이어는 더블 보기를 파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경기는 아주 쉬워진다. 수준에 맞는 기준으로 바꿨기 때문에 파를 하는 재미도 생기고 그러다보면 가끔씩 버디도 하게 된다.

이렇게 기준이 바뀌면 무리하게 롱 아이언이나 어려운 우드(wood)를 매번 칠 필요가 없게 된다. 가장 자신 있는 클럽만 사용하면 된다. 이것이 두 번째 전략이다. 두근대는 심장으로 티샷을 드라이버로 치다가 OB구역으로 보내는 실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초보 골퍼들은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거나 4번, 5번과 같은 롱 아이언을 코스에서 시도해보지 않으면 영원히 못 치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신 있는 클럽, 예를 들어 7번 아이언을 잘 사용하게 되면 롱 아이언을 치는 능력도 따라오게 된다. 지금 당장 5번 아이언 거리가 남았어도 자신 있는 7번 아이언으로 멋지게 샷을 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유리한 판단이다. 7번 아이언으로 정확한 임팩트를 만들어 치고 남은 거리는 어프로치 샷으로 그린에 올리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보기를 전제로 한 파 퍼트가 되는 것이다. 전략적 성공을 맛보게 되는 짜릿함은 ‘덤’이다.

이제야 플레이할 때 스코어 카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플레이 중간에도 그날의 점수를 예상할 수 있게 되며 게임 전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기본적인 전략만 세우고 플레이를 해도 분명 스코어와 경기 흐름이 달라지고, 경기 도중에 포기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초보 골퍼들에게 하는 선배골퍼들의 일관적인 조언은 “페널티 구역으로 가도 좋으니 제발 멀리만 가자라는 식의 생각을 지우고, 모든 상황을 프로골퍼처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일 것이다. 이런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플레이를 하게 되면 더블보기 이상의 수를 줄이게 되고 그 다음은 파(Par)도 하면서 어느새 보기 플레이어가 되어 있거나 80대 플레이어가 되어 있을 것이다. 볼을 잃어버리거나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지 않을 확률이 높은 클럽을 선택하고 플레이의 전략을 세워 필드에 나가자. 그러면 훨씬 재미가 있고 생각보다 목표도 빨리 이루게 될 것이다. 글 / 김태훈 프로(미PGA투어 클래스 A 멤버)

sports@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