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따라 걷는 한강 인문학

한겨레 2021. 9. 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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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조심, 조선 왕들이 행차했던 '거둥길'을 따라 첫 탐방이 시작됐다.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역사문화해설사 김효 씨와 5명의 참가자들이 함께한 이번 탐방은 서울 광진구 자양한강도서관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물길 따라 걷는 한강 인문학'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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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서관은요][한겨레Book] 우리 도서관은요 - ①자양한강도서관

조심조심, 조선 왕들이 행차했던 ‘거둥길’을 따라 첫 탐방이 시작됐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근처 살곶이다리에서 출발해 송정동 제방길과 화양정터를 지나 능동 어린이대공원 유릉터까지 2시간가량 걷는 길이다.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역사문화해설사 김효 씨와 5명의 참가자들이 함께한 이번 탐방은 서울 광진구 자양한강도서관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물길 따라 걷는 한강 인문학’의 일환이다.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9년째 운영 중이다. 매년 도서관 400여 곳이 각자의 개성과 지역의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을 기획해 신청하면, 문체부와 협회가 검토해 지원한다. 독서·강연·토론·탐방을 결합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고비를 맞았다. “비대면 강의나 온라인 소통으로도 대면 프로그램과 비슷한 수준의 집중력과 참여도를 끌어낼 방법을 찾느라 협회 담당자들이 관련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며 고심을 많이 했어요.” 강원영 협회 수석팀장은 지난해 주춤했던 참여율이 올해 예년과 같은 수준을 회복한 비결이 “각 도서관 담당자들이 성공사례를 공유하며 순발력과 열정을 발휘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온라인으로만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했던 자양한강도서관도 올해는 준비를 더 단단히 했다. 황은혜 사서는 자양한강도서관이 뚝섬역 근처 한강변에 자리한 점을 감안해 한강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아우르는 인문학적 탐색 프로그램 ‘물길 따라 걷는 한강 인문학’을 기획하고,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기본계획은 30명의 참가자를 모집해서 한강의 과거(역사)·현재(생활문화)·미래(생태)를 주제로 주제별 강연 3회와 탐방 2회를 번갈아 진행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서, 우선 실시간 온라인 강연을 이어 듣고 탐방은 5~6명씩 팀을 나눠 7회에 걸쳐 진행하는 플랜비(B)를 가동하기로 했지요.” 황은혜 사서는 “상황이 더 어려울 때를 대비해 김효 역사문화해설사가 미리 촬영해 둔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참가자들이 ‘나홀로 탐방’을 하고 소감을 나누는 플랜시(C)도 준비돼 있었다”고 귀띔했다.

뜻밖의 소득도 있었다. 실시간 온라인 강연을 진행한 덕분에 오프라인으로는 30명으로 제한했던 강연에 35명의 참가 신청자 모두가 함께하게 된 것이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나 평일 저녁 강연에 오기 힘들었던 직장인도 함께하는 등 참가자의 폭이 넓어지고 출석률도 더 높아졌다”고 한다. 눈부신 가을 햇살 아래, 소규모 탐방대의 조용하고 조심스런 행렬은 2시간을 훌쩍 넘겨 이어졌다. 황은혜 사서는 “참가자들의 요청이 많아 아무래도 탐방을 1~2회 더 늘려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언택트시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먼 길을 가고 있다.

글·사진 이미경 자유기고가 nanazaraza@gmail.com

서울 광진구 자양한강도서관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물길 따라 걷는 한강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14일 오후 역사문화해설사 김효 씨와 참가자 및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근처 살곶이다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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