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1년을 기다려온 무대, 몇 시간이라도 신나게 웃으시라" [Weekend 문화]

박지현 2021. 9. 2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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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오페라'라는 뜻의 가볍고 유쾌한 '오페레타'.

그 가운데 요한 스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박쥐'는 화려한 춤과 음악에 위트 넘치는 대사들이 가득한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우아하면서도 유쾌한 이 작품은 유럽에서는 매년 연말을 장식해 왔는데 올해 우리나라에선 추석연휴 직후 주말인 24일과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오페레타 '박쥐'에서 각각 맡은 배역을 소개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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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레타 '박쥐' 히로인  소프라노 박혜진 & 이현
두 번 연기 끝에 관객들 만나
27일부터 이틀간 세종문화회관
들으면 아~ 할만한 명곡 많아
'작은 오페라'라는 뜻의 가볍고 유쾌한 '오페레타'. 그 가운데 요한 스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박쥐'는 화려한 춤과 음악에 위트 넘치는 대사들이 가득한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귀족계급이 몰락하고 시민들이 등장하는 전환기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상류사회로 진입하기를 꿈꾸는 졸부 근성의 주인공 아이젠슈타인이 가장무도회에 참석했다가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는 아이젠슈타인뿐 아니라 그의 재력을 보고 결혼한 뒤 그를 경멸하며 살아가는 속물적인 아내 로잘린데와 아이젠슈타인의 집에서 일하면서 호시탐탐 사교계로의 진출을 꿈꾸는 하녀 아델레 등 두 명의 생동감 넘치는 히로인들도 등장한다. 우아하면서도 유쾌한 이 작품은 유럽에서는 매년 연말을 장식해 왔는데 올해 우리나라에선 추석연휴 직후 주말인 24일과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베세토오페라단이 2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인 이 작품에서 로잘린데 역과 아델레 역을 맡은 소프라노 박혜진과 이현을 만났다.

오페레타 '박쥐'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박혜진(왼쪽)과 이현 / 사진=서동일 기자
오페레타 '박쥐' 포스터 / 베세토오페라단 제공

―오페레타 '박쥐'에서 각각 맡은 배역을 소개해달라.

▲박혜진=제가 맡은 로잘린데는 아이젠슈타인의 아내 역인데, 매일 흥청망청 다른 여자들과 어울리는 남편을 보며 자신도 옛 애인과 바람을 피우는 여자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매번 연출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작품에서는 허한 마음에 옛 애인과 잠시 로맨스를 꿈꾸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돌아서는데 이 작품에서 가장 도덕적인 캐릭터라 볼 수 있다.

▲이현=아델레는 상류사회로 진입하기를 가장 갈망하는 열정 가득한 인물이다. 주인인 아이젠슈타인과 로잘린데가 무도회장으로 떠난 뒤 동생 이다의 편지를 받고 주인의 옷을 훔쳐 입은 후 자신도 그곳에 가서 오페라 가수인 척 연기를 하는데 밉다기보다는 영리하면서 예쁘고 발랄하다.

―유럽선 연말에 주로 올라가는 이 작품이 지금 이 시점에 오르게 된 이유는.

▲박=사실 저희는 이 작품을 굉장히 오래 준비하고 기다렸다. 맨 처음 작품을 올리려 했던 때는 지난해 5월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하는 오페라페스티벌 무대였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 때문에 8월로 한차례 연기됐다가 결국 취소됐다. 정말 드라마틱했던 것이 지난해 8월에는 공연 예정일이었던 날 분장실에서 화장을 다 했는데 취소됐다. 완전 취소되나 싶었는데 그래도 1년 이상을 기다린 끝에 이번에 무대에 올리게 됐다. 공연 시점을 우리 생각대로 정할 순 없었지만 오히려 추석 지나고 맞이하는 첫 주말에 올리게 된 것이 어쩌면 그동안 여러 일로 근심하고 지쳐있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 아닐까 싶다.

―1년 반 이상의 시간을 연습하고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노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쓰고 연습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호흡이 턱턱 막히는데 특히 이 작품은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하는데다 노래 중간에 대사를 쳐야한다. 매우 극적인 작품인데 마스크를 쓴 채로 마이크 없이 크게 말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공연장도 바뀌었다. 극장의 상황에 따라 소리를 어떻게 전달할지도 늘 고민해야 하는데 이전에도 무대에 올랐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를 지내며 오히려 오페라 무대에 설 수 있음에 더욱 감사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 작품에서 꼭 주목해 보아야 할 장면이 있다면.

▲이=작품이 생소할지 몰라도 노래를 들으면 '아~' 하는 관객이 많을 듯하다. 익숙하고 아름다운 곡이 많아서 깊게 공부를 하지 않고 공연장을 찾아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제 파트에서는 '웃음의 아리아'라고도 불리는 '존경하는 후작님'이란 곡이 가장 유명하다. 2막에서 한껏 치장하고 무도회장에 나타난 아델레를 보고 자기집 하녀와 꼭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아이젠슈타인을 향해 '사람을 잘 못 봤다'며 망신을 주는 내용이다.

▲박=제 파트에서는 아무래도 헝가리 민속 춤곡 '차르디슈'에 맞춘 '고향의 노래여'라는 곡을 부르는 장면을 추천한다. 로잘린데 역시 헝가리 귀족 부인으로 가장하고 남편을 속이는데 변장한 로잘린데를 유혹하는 아이젠슈타인을 향해 풍자하듯 부르는 노래다.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박=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힘들지만 공연장에서 몇 시간 동안 마스크를 쓴 채 참고 보시는 관객들도 존경스럽다. 정말 요새는 공연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시기인데 이런 와중에 공연장을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팬데믹 시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도 쉽지 않고 각자 스트레스가 참 클 것 같다. 하지만 이 재밌는 오페라를 통해 잠시나마 시름을 덜고 하하 웃으며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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