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유럽 선수들은 왜 '치즈 모자' 썼을까
미국과 유럽 최고의 프로 골퍼들이 맞붙는 라이더컵은 갤러리의 열광으로도 유명하다. 뜨거운 환호 또는 잔혹한 야유를 퍼붓는 라이더컵 관중은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격년제로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열리는 이 대회에서 2006년 이후 7번 중 6번 홈팀이 우승했다.
코로나 사태로 1년 미뤄진 제43회 라이더컵이 24일 미국 위스콘신주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개막한다. 원정 경기를 치르는 유럽팀은 코로나 탓에 팬들이 대회장에 오기 어려워져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을 응원하는 팬이 관중의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유럽팀 단장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아이디어를 냈다.
개막을 이틀 앞둔 22일 연습 라운드부터 갤러리가 들어찼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욘 람(스페인) 등 유럽팀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차림으로 1번 홀에 나타났다. 어두운 초록색과 노란 줄무늬를 적용한 유니폼을 입었다. 위스콘신의 NFL(미 프로풋볼) 팀 그린베이 패커스의 상징색이다. 거대한 치즈 조각 모양 모자도 썼다. 이 지역 팬들이 패커스를 응원할 때 즐겨 쓰는 모자로, 낙농 지대 위스콘신을 상징한다.
환호하는 갤러리를 향해 선수들은 치즈 모자를 던졌다. 현지 관중의 호감을 얻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해링턴은 “코로나 때문에 사인조차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현지 팬들에 대한 존중을 표현했다”고 했다.
유럽팀에는 세계 랭킹 1위 욘 람이 있지만, 그다음 순위가 14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고, 12명 중 최하위가 63위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다. 반면 미국팀에는 세계 랭킹 상위 13위 중 10명이 포진해 있고, 최하위가 21위 스코티 셰플러다. 그러나 첫날과 둘째 날 포볼(한 팀 2명이 각자 공으로 쳐 더 좋은 스코어 반영)·포섬(한 팀 2명이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 마지막 날 싱글 매치가 열리는 라이더컵에선 세계 랭킹이 크게 중요치 않다. 2000년대 들어 유럽팀이 9번 중 7번 우승했다.
선수들 사이 조화와 호흡, 양 팀 단장의 전략이 중요하다. 특히 앙숙으로 소문난 브라이슨 디섐보와 브룩스 켑카가 같은 미국팀에 속해 또 아웅다웅할지 팬들은 주목한다. 이번 대회 연습 레인지에서 서로 짧은 대화를 나누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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