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플랫폼 수수료' 논란.. "수익 45% 과다" vs "시장확대 기여"

이호재 기자 2021. 9.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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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업체들의 과다 수수료 논란이 출판계로도 번지고 있다.

웹소설 수익의 상당수를 카카오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웹소설 플랫폼이 가져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웹소설 플랫폼 수수료 과다 논란이 벌어진 건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규모 웹소설 플랫폼 관계자는 "시장 확대 없이 골목상권을 침해한 카카오모빌리티와 달리 웹소설은 플랫폼의 합류로 시장이 커진 점이 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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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70%이상 차지 카카오-네이버, 전체 수익 30∼45% 수수료로 떼가
영화화 등 2차 저작권 활용 제한도
출판협회 "출판생태계 파괴" 비판속.."플랫폼 덕에 시장 60배 성장" 평가
전문가 "플랫폼-업계 상생노력 필요"
플랫폼 업체들의 과다 수수료 논란이 출판계로도 번지고 있다. 웹소설 수익의 상당수를 카카오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웹소설 플랫폼이 가져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작가가 쓴 웹소설은 출판사를 거쳐 다듬어진 뒤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다. 플랫폼은 전체 수익의 30%를 기본 수수료로 가져간다. 플랫폼들은 작품을 화면 상위에 노출하거나 수시 이벤트에 참가하는 대가로 기타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각종 기타 수수료를 합치면 15%에 달해 플랫폼이 가져가는 총수수료는 최대 45%가 되기도 한다. 독자가 1회 대여요금이 200원인 웹소설을 한 편 결제할 경우 많으면 90원을 플랫폼이 가져가는 셈. 남은 110원은 작가와 출판사가 7 대 3에서 9 대 1까지 다양한 비율로 나눠 가진다. 통상 출판사에는 10∼40원, 작가에게는 70∼120원 정도가 돌아간다.

웹소설 플랫폼 수수료 과다 논란이 벌어진 건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7, 8월 웹소설 이용 경험자 200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9.9%가 카카오의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주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31.1%는 네이버웹소설, 네이버시리즈 등 네이버의 웹소설 플랫폼을 이용했다. 카카오, 네이버 양대 업체가 웹소설 시장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출판사들이 소속된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14일 ‘카카오와 네이버의 출판 생태계 파괴 행위 시정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출협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는 독자들에게 웹소설을 공짜로 제공하는 ‘기다리면 무료’라는 마케팅을 펼친다. 이는 결국 출판사와 작가가 무료로 웹소설을 공급하게 만드는 셈”이라고 했다. 플랫폼은 일부 작가에게 1000만∼2000만 원의 선인세를 주고 총수수료를 최대 45%로 높이기도 한다. 웹소설이 많이 팔릴수록 플랫폼의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웹툰화, 영상화 등 2차 저작권 활용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해야 한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들어가기도 한다. 작가에게 불리한 조건이지만 유명 작가도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에서 배제될까 우려해 이를 받아들인다.

물론 플랫폼 업체가 마니아에 치중됐던 웹소설을 대중에게 확대함으로써 시장 자체를 키우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2013년 100억 원에 불과했던 웹소설 시장 규모가 지난해 6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될 만큼 껑충 뛴 것은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플랫폼의 공이라는 것. 한 소규모 웹소설 플랫폼 관계자는 “시장 확대 없이 골목상권을 침해한 카카오모빌리티와 달리 웹소설은 플랫폼의 합류로 시장이 커진 점이 차이”라고 했다. 한 웹소설 작가는 “작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세가 10%에 불과한 기존 종이 출판계보다 웹소설의 상황은 오히려 나은 편”이라고 했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 창작 전공 교수는 “양적으로 팽창한 웹소설 시장이 해외로 확장해 나가려면 먼저 작가 및 출판사와 수수료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플랫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웹소설,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인 파란미디어의 이문영 편집주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를 통해 인세 논란에 대응한 것처럼 웹소설 시장에 맞는 별도 표준계약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호재 hoho@donga.com·전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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