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세상] 기후해법, 자연에 있다

오충현 동국대 교수 입력 2021. 9.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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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근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들이 지구 각 지역에서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7년 교토의정서를, 2015년 파리협정을 채택하였다. 파리협정의 목표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도보다 아래로 유지하고, 나아가 1.5도로 억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한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오충현 동국대 교수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장기저탄소발전전략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정부안을 확정하였다. 또한 2021년 8월31일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법)을 제정하였다. 탄소중립법이 제정됨에 따라 산업, 전력, 수송, 건축, 농축산, 자원순환, 금융 등 모든 분야에서 2050년까지 탈탄소 이행전략을 수립하고 매년 점검해야 한다. 금년 8월에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이 발표되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경제계에서는 고용 감소와 경쟁력 저하 우려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환경운동계에서는 온실가스 저감에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금년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인류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20년 내에 지구 평균온도 상승이 1.5도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갈 길은 멀고 추진할 일도 급한데 미래 상황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상황이 어려워도 탄소중립은 한 걸음씩 꾸준히 진행해야 할 큰 과제이다. 2020년 IPCC와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공동으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해결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해결 방안으로 자연기반해법을 제시하였다. 자연기반해법은 공학적인 방법만으로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반성에서 출발하였다. 다만 자연기반해법은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저감할 때만 실효성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

자연기반해법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지역을 잘 보전하는 것이다. 국립공원은 산림, 해양, 갯벌과 같은 다양한 생태계와 탄소흡수원을 포함하고 있다. 두 번째는 관리 또는 복원된 자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지역은 조림지와 같은 산림이나 농경지 등이 있다. 조림지는 지속적인 조림과 수확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만들거나 생성된 자연을 확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공원이나 옥상녹화와 같은 도시녹지이다. 이런 지역은 규모는 작지만 한번 조성하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시민들이 원거리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녹색공간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이동에 따른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자연기반해법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훼손된 자연이 오히려 문제 해결의 핵심 요소가 된 것과 자연은 무상이 아니라 비용을 들여 관리하고 복원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오충현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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