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의 균형 깨버린 KIA 내야 실책..한승혁, 자책점 없는 패전 투수 [스경x승부처]

[스포츠경향]

KIA 유격수 박찬호가 23일 광주 두산전에서 5회말 2사후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0-0으로 팽팽하던 5회말 2사후 두산 정수빈이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페르난데스의 타석. KIA 선발 한승혁은 풀카운트에서 6구째에 바깥쪽 낮은 볼로 땅볼 유도했다. 유격수 박찬호가 잘 잡았으나 송구 실책을 했다. 1루로 던진 공이 크게 바운드되면서 1루수 황대인의 머리 뒤로 넘어갔다. 2루 주자 정수빈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9월부터 합류한 한승혁은 이날 세번째 선발 등판했다. 투구 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한승혁은 이날 82개로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고 5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박찬호의 실책에서 나온 이 1실점으로 선취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간 한승혁은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두산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3-1로 승리하고 6연승을 달렸다.

최근 터지던 타선이 KIA 선발 한승혁을 공략하지 못했으나 KIA 내야진의 실책을 틈타 균형을 깬 뒤 또 한 번 실책을 틈타 추가점도 뽑았다.

7회초 1사후, 정수빈이 KIA 세번째 투수 이준영의 4구째를 밀어쳤다. 강습타구는 3루쪽으로 향했고 KIA 3루수 김태진이 타구를 잡으려다 오히려 발로 차버렸다. 공을 쫓아가 처리하는 사이 발 빠른 정수빈은 1루에 세이프 됐다.

결국 정수빈이 또 득점했다. 페르난데스의 우전안타로 3루를 밟았고, 1루주자 페르난데스의 대주자 조수행이 도루해 1사 2·3루를 만들었다. 투수를 홍상삼으로 교체한 KIA는 박건우를 낫아웃 삼진으로 잡아 2사 2·3루가 되자 4번 김재환을 자동 고의4구로 걸러 만루를 채웠다. 그러나 홍상삼은 2구 만에 양석환을 맞히면서 밀어내기로 추가점을 줬다.

KIA 타자들은 투수들을 전혀 돕지 못했다. 이날 두산 선발 곽빈에게 5.1이닝 동안 1안타밖에 치지 못했다. 볼넷을 6개나 얻어냈지만 적시타 1개를 치지 못해 득점하지 못했다.

절호의 기회도 있었다. 3회말에는 2사 만루에서 4번 황대인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0-1로 뒤지던 6회말에는 선두 두 타자 김선빈과 최형우가 연속 볼넷을 얻어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황대인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두산은 선발 곽빈을 좌완 이현승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5번 타자 터커가 2구째를 받아친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해 병살타가 되면서 KIA의 추격 기회는 물건너갔다.

두산은 7회부터 등판한 홍건희가 2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3-0으로 앞선 9회말에는 마무리 김강률을 투입했다. KIA는 또 한 번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터커가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김태진의 적시타로 겨우 1점을 뽑은 KIA는 계속된 1사 1·2루 기회에서 김민식의 중견수 플라이와 대타 이우성의 헛스윙 삼진으로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