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성 연기 무방비 노출..폐암 걸리는 급식노동자 속출
[KBS 광주] [앵커]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 냄새를 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단체급식 조리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이 연기는 큰 고통인데요.
이 연기로 인해 폐암에 걸린 경우도 많아 산업재해 신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민소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조리사 3명이 2백 명의 점심을 준비하는 학교 급식실입니다.
특히 힘든 건 튀김 요리.
180도가 넘는 고온의 기름에 돈가스 2백 개를 40분간 튀겨야 합니다.
환기 시설이 있어도 조리실 내부엔 금세 연기가 가득 들어찹니다.
30년 가까이 급식실에서 일해온 이 60대 여성은 3년 전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퇴직 급식 조리사 : "쉰 목소리 나고, 가슴 통증이 오고. 근무하면서 갑자기 배가 아프더라고요. 찢어질 듯이. 그것이 폐암일 것이라고는…."]
이 여성은 조리실 내 환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산업재해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신청했습니다.
실제로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조리 중에 나오는 연기인 이른바 '조리 흄'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며 폐암으로 숨진 급식실 노동자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습니다.
[이철갑/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조리 중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식용유 기름이 산화되면서 발생하는 (조리)흄, 그게 발암성 물질로 작용해서, 조리사 중에서 폐암이 발생하는 경우 업무와 연관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동계는 급식실 환경에 대한 실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정희/학교비정규직노조 광주지부 사무처장 : "급식실 환경이 먼저 1차적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배치기준을 하향해서 선생님들의 노동 강도를 줄이는 게 시급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전국적으로 폐암에 걸려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급식조리사는 27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민소운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민소운 기자 (soluc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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