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 방산 노동자, 혈액 질환 잇따라 산재 인정
[KBS 창원] [앵커]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다 혈액에 이상이 생겨 퇴직한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오랜 기간 금속 표면 처리작업을 하며 특정 화학물질에 노출된 점이 질병과 연관성이 있다고 인정된 겁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35살이었던 1996년부터 2017년 7월까지 21년 6개월 동안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인 한화테크윈에서 일했던 61살 박성부 씨.
젊음을 다 바쳤던 회사로부터 얻은 건 골수가 손상돼 혈액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무형성 빈혈'이었습니다.
평생 약을 먹고 관리해야 하는 박 씨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금속표면 가공 부서에서 일하며 오일미스트와 세척제 등에 노출된 게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박성부/'무형성 빈혈' 판정 : "그때 당시에는 마스크도 (작업 공정에) 관한 것을 써야 하는데, 그냥 일반 마스크 있지요? 냄새가 얼마나 독한지 압니까."]
고용노동부 산하 역학조사평가위원회는 박 씨를 업무상재해로 인정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 박 씨의 무형성 빈혈은 업무 관련성이 낮고 객관적인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지만, 역학조사평가위는 박 씨가 7년 4개월 동안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같은 발암물질에 노출됐을 개연성이 있다며 '추정의 원칙'을 적용한 겁니다.
산재를 신청한 지 2년 만입니다.
한화디펜스 창원공장에서 1978년부터 2018년까지 40년 동안 '자주포' 등을 만드는 공정에서 용접과 세척, 도장작업을 한 또 다른 60대 노동자 A씨도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A씨도 2018년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진단받아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김정철/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 : "(작업 과정을 보면) 발암물질을 많이 흡입했거나 피부에 묻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하게 누가 보더라도 이 병은 작업과 인과관계가 있다."]
노동계는 2000년 이전까지 벤젠 사용 규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금속 표면 처리나 도장작업을 했던 노동자의 질환은 직업적 원인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김신아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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