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 방산 노동자, 혈액 질환 잇따라 산재 인정

최진석 2021. 9. 23. 22: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창원] [앵커]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다 혈액에 이상이 생겨 퇴직한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오랜 기간 금속 표면 처리작업을 하며 특정 화학물질에 노출된 점이 질병과 연관성이 있다고 인정된 겁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35살이었던 1996년부터 2017년 7월까지 21년 6개월 동안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인 한화테크윈에서 일했던 61살 박성부 씨.

젊음을 다 바쳤던 회사로부터 얻은 건 골수가 손상돼 혈액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무형성 빈혈'이었습니다.

평생 약을 먹고 관리해야 하는 박 씨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금속표면 가공 부서에서 일하며 오일미스트와 세척제 등에 노출된 게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박성부/'무형성 빈혈' 판정 : "그때 당시에는 마스크도 (작업 공정에) 관한 것을 써야 하는데, 그냥 일반 마스크 있지요? 냄새가 얼마나 독한지 압니까."]

고용노동부 산하 역학조사평가위원회는 박 씨를 업무상재해로 인정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 박 씨의 무형성 빈혈은 업무 관련성이 낮고 객관적인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지만, 역학조사평가위는 박 씨가 7년 4개월 동안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같은 발암물질에 노출됐을 개연성이 있다며 '추정의 원칙'을 적용한 겁니다.

산재를 신청한 지 2년 만입니다.

한화디펜스 창원공장에서 1978년부터 2018년까지 40년 동안 '자주포' 등을 만드는 공정에서 용접과 세척, 도장작업을 한 또 다른 60대 노동자 A씨도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A씨도 2018년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진단받아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김정철/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 : "(작업 과정을 보면) 발암물질을 많이 흡입했거나 피부에 묻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하게 누가 보더라도 이 병은 작업과 인과관계가 있다."]

노동계는 2000년 이전까지 벤젠 사용 규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금속 표면 처리나 도장작업을 했던 노동자의 질환은 직업적 원인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김신아

최진석 기자 (cjs@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