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쏙 빠진 학교 폭력 신고 의무화

김도훈 2021. 9. 23. 21: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대구] [앵커]

이처럼 학교 폭력이 끊이지 않으면서 현행법에는 누구나 학교 폭력을 인지할 경우 반드시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김도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교 1학년인 A 군은 또래보다 체격이 왜소했습니다.

숨질 당시에도 키 170cm에 몸무게는 40kg에 불과했습니다.

이 때문에 A 군의 부모는 학교 폭력 피해가 우려된다며 학교 측에 여러 차례 알렸습니다.

[A 군 어머니/음성변조 : "작고 왜소하고 여리다 보니 선생님들이랑 상담할 때도 항상 ○○가 친구들과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어요."]

그런데 KBS 취재결과 A 군이 중학교 시절부터 학교 친구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한 정황이 확인됐고, 일부 교사들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정식 신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피해 학생 보호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 폭력 사실을 인지한 누구든 즉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학폭 신고는 의무화했지만 책임이나 처벌은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광수/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경북지부장 : "신고 의무를 하지 않은 당사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 조항이 없다 보니까, 조치하는데 미비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정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에게만 신고 의무를 부과할 것이 아니라 신고 활성화를 위해 학폭 의심 보고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학폭 예방의 첫 걸음인 신고, 신고를 막는 요인은 무엇인지, 또 신고를 활성화할 방법은 없는지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김도훈 기자 (kinchy@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