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로..119 신고한 만삭의 임신부 출산 도운 소방교

김기범 기자 입력 2021. 9. 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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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구급지도의사에게 도움 요청..출산 지도 5분 만에 집에서 순산

[경향신문]

서울종합방재센터 소속의 홍수현 소방교(앞쪽)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119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지난 14일 오전 9시28분쯤 서울종합방재센터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소속의 홍수현 소방교(36)는 ‘만삭의 임신부가 진통을 느끼고 있다’는 119 신고를 받았다. 이 산모는 15분 간격이던 진통이 간격 없이 계속 느껴진다고 119에 밝혔다. 홍 소방교는 구급대원 도착 전 산모가 출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즉시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전환한 뒤 당직 구급지도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산모는 홍 소방교가 당직 의사와 함께 출산 지도를 실시한 지 불과 5분 만에 여자 아기를 출산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그동안 119 구급차 내에서 분만한 사례는 많았지만 가정에서 스마트폰 영상통화 의료지도를 통해 안전하게 분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산 직후 도착한 119구급대원은 의사의 지도에 따라 탯줄을 자른 뒤 아기와 산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방청은 현재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23일 밝혔다. 홍 소방교는 이날 통화에서 “산모가 초산이 아니어서 출산이 빠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변기에 앉아있던 산모를 바로 눕도록 하고, 같이 있던 산모의 친정 어머니에게 아기를 받을 준비를 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2007년 병원에 근무할 당시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취득하고, 2011년부터 소방관으로 근무 중인 홍 소방교는 “위급한 상황에서 영상통화로도 구조활동을 하기 위해 애써 왔지만 출산 상황에서도 영상통화를 통한 구조가 적용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처음 출산 상황에서 영상통화를 통한 구조를 시도했는데 무사히 이뤄져서 무척 뜻깊게 생각하고 있고,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한 것이 무엇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 소방본부의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응급처치 지도, 질병상담 등 연간 120만건 이상의 상담·지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심정지, 기도 폐쇄 등 중증 응급상황의 경우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통해 의료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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