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노동자, 혈액질환 잇따라 산재 인정
[앵커]
최근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잇따라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오랜 시간 벤젠 같은 특정 화학물질에 노출된 것이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된 겁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90년대 중반부터 국내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며 항공기 엔진을 만들었던 박성부 씨.
금속 표면 가공부서에서 일하던 7년여 동안은 윤활유 연기와 세척제 등에 줄곧 노출됐습니다.
그리고 2017년 골수가 손상돼 혈액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무형성 빈혈' 판정을 받았습니다.
[박성부/'무형성 빈혈' 판정 : "그때 당시에는 마스크도 (작업 공정에) 관한 것을 써야 하는데, 그냥 일반 마스크 있지요, 냄새가 얼마나 독한지 압니까?"]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산하 역학조사평가위는 산재 신청 2년만인 지난달 박 씨의 질환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습니다.
박 씨가 벤젠과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발암물질에 노출됐을 개연성이 있다며 산재로 판정한 겁니다.
1978년부터 40년 동안 자주포 등을 만든 또다른 60대 노동자 역시 혈액세포가 줄어드는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노동자 역시 용접과 세척, 도장작업을 하며 벤젠 등의 화학물질에 노출됐습니다.
[김정철/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 : "(작업 과정을 보면) 발암물질을 많이 흡입했거나 피부에 묻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하게 누가 보더라도 이 병(혈액 질환)은 작업과 인과관계가 있다."]
국내 생산현장에서 벤젠 등에 대한 사용규제가 강화된 건 2000년대부터.
노동계는 그 이전 시기에 벤젠에 장기간 노출됐던 노동자가 혈액 이상 증상을 보일 경우 업무와의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김신아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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