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오른 만큼만 빌려준다".. 은행권, 전세대출도 조이기

박경담 입력 2021. 9. 23. 21:27 수정 2021. 9. 2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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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가계대출 증가 총량이 턱 밑까지 차오른 KB국민은행이 전세자금과 집단대출 한도를 줄인다.

특히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의 주역인 전세대출까지 조이고 나섰는데, 다른 은행 역시 비슷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내'로 변경한다.

이번 KB국민은행 조치는 실수요자가 많은 전세대출까지 한도를 낮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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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전세·집단대출 한도 축소
이사철 전셋값도 올라 실수요자 피해 우려
"가계부채 관리 차원, 피해 없도록 노력"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9월 첫째주까지 115주 연속되고 있다.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전년 동월 평균 5억1011만 원에 비해 1억3334만 원 올랐다. 사진은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시스

연간 가계대출 증가 총량이 턱 밑까지 차오른 KB국민은행이 전세자금과 집단대출 한도를 줄인다. 특히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의 주역인 전세대출까지 조이고 나섰는데, 다른 은행 역시 비슷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값도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대출을 주로 이용하는 실수요자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내'로 변경한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가령 전세 보증금이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오른 경우, 전세대출이 없는 세입자는 새 보증금(6억 원)의 80%인 4억8,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전세대출 한도는 보증금이 오른 만큼인 2억 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상황에서 전세대출이 2억 원인 세입자가 새로 빌릴 수 있는 금액 한도도 2억8,000만 원(4억8,000만 원-2억 원)에서 보증금 증액분인 2억 원으로 축소된다. 필요 자금 이상으로 대출을 일으켜 주식 투자 등 다른 곳에 쓰는 세입자를 막기 위해서다.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 담보 기준은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으로 바뀐다. 아파트 입주자는 KB시세, 감정가액보다 낮은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잔금대출을 산정, 대출액이 낮아질 전망이다.

이번 KB국민은행 조치는 실수요자가 많은 전세대출까지 한도를 낮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 임대차법 시행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억3,528만 원 뛰는 등 세입자 부담은 커졌는데 정작 빌릴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 차원에서 새 대출 기준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이달 16일 기준 KB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4.37%로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목표 수준(5~6%)에 가까워졌다.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각각 7.4%, 5.04% 늘어난 NH농협, 하나은행 역시 국민은행처럼 전세대출을 추가로 조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은행권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는 △신용대출 한도 연봉 이내로 제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이어 전세대출 한도 축소까지 점점 엄격해지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다음 달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추가 대책까지 예고돼 있다. 다만 금융위가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조인 전세대출에 규제 칼날을 더 들이댈지는 고심 중이다. 자칫 실수요자 피해를 낳을 수 있어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적정 관리를 위해 한도를 한시적으로 제한 운영하게 됐다"며 "실수요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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