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 미래에셋 박현주 "여수경도개발 전면 재검토"

진영태 입력 2021. 9. 23. 21:09 수정 2021. 9. 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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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반발·공정위 조사에
1조5천억원 사업 차질 불가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1조5000억원대 프로젝트인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 '전면 재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아시아의 모나코' '한국의 센토사'를 목표로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약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지역개발 프로젝트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지역균형개발 차원에서 선의로 시작한 사업임에도 여수시의회로부터 발목이 잡히고, 계열사 부당대출 오해까지 받는 건 억울하다"며 "사업 포기를 포함해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임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업 초기부터 이렇게 잡음이 많다면 미래에셋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대로한 박 회장이 해당 임원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은 2016년 개발계획안 발표 이후 부동산 투기라는 지역 시민단체 주장에 번번이 견제를 받은 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해당 사업에 계열사 부당대출 의혹이 있다며 조사까지 받게 되자 '전면 재검토'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반발·대출 논란에…'亞 모나코' 흔들

미래에셋, 여수 경도 관광단지 개발 전면 재검토

투기·경관파괴 등 주장 펼친
일부 지역의원 반대로 하세월
공정위 조사도 사업 암초로

파트너사인 현대·호반건설과
향후 개발일정 등 협의 나설듯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이 미래에셋그룹의 '전면 재검토' 방침에 급제동이 걸릴 위기에 처했다.

당초 2017년 착공을 시작으로 2022년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개발 프로젝트는 지역의회와 시민단체의 반발로 번번이 견제받은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불거지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개발비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부당 대출 의혹을 제기하자 미래에셋 측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은 2016년 말 발표된 이후 무려 5년이 지난 최근에야 첫 건물인 타워형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건축허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6년 계획안에 따르면, 2017년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2022년 완공하겠다는 목표가 언급돼 있지만 이와는 판이한 결과다.

전남개발공사는 여수 경도를 경제자유구역에 편입하고 연륙교를 개설해주는 조건으로 공모에 나선 뒤 미래에셋그룹을 개발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여수 지역사회 일각에선 특혜라는 지적과 함께 첫 건물인 레지던스에 대해 '투기 우려가 있다' '여수 경관을 해친다' 등의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박 회장은 지역균형개발 차원에서 선의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5년간 제자리걸음을 하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전남 여수 지역은 전국에서 지역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으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지역의회가 반대하는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이 사업이 진행되도록 도와준 여수시와 전남도에 미안하지만 이런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며 "미래에셋이 오해와 전방위 압박을 받는다면 '아시아의 모나코'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래에셋 측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여수 경도에 아시아 최고의 힐링 리조트를 조성해 '다도해 해양관광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공정위의 조사 압박과 의회 일각의 지속적인 반발은 결국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발했다.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연 4.5~6.5%의 높은 이자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게 어떻게 부당한 지, 외부 대형 로펌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는 SPC는 미래에셋의 계열사가 아니다'는 법률 검토를 받은 사안에 대해 외부 지적을 받는 상황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등을 현장 조사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자회사 YKD가 여수 경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설립한 신규 시행법인 GRD가 계열사인지를 판단한다는 취지다. 미래에셋 측은 SPC를 활용해 프로젝트 사업을 시행하는 건 관례라는 입장임에도 공정위는 계열사에 대한 부당 대출 의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이 YKD를 통해 보유한 GRD의 의결권은 20.5%에 달하며 다른 파트너사인 현대건설, 호반건설, BSG(시행사)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PF 사업의 일반적인 투자 구조이며, GRD가 미래에셋 계열이 아니라는 것은 로펌 4곳(태평양, 율촌, 광장, 지평)에 사전에 자문했다"며 "공정위에서 긍정적인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래에셋은 이번 프로젝트의 전면 재검토에 따라 현대건설, 호반건설, BSG에 앞으로의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구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의 방향 선회로 사업이 추가 지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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