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최재형 지지 철회 "정치 행보에 실망했다"

정의화 "대한민국 맡기기 어렵다는 결론"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 특혜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9.22.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정의화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이준석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6.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의 공동명예선대위원장이었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최 전 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최 전 원장이 최근 캠프를 해체한 후 상속세 폐지, 낙태 반대, 가덕신공항 재검토 등의 입장을 내며 갈지자 행보를 보이자, 이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정 전 의장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재형 후보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최 전 원장의 도덕성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많은 국민들의 기대가 있었지만 지난 한달여 최재형 후보의 발언과 정치적 행보를 보면서 저는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캠프 해체 전후 최재형 후보의 역선택방지 포기, 낙태와 상속세 폐지 등 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정책 발표를 보고 크게 실망해왔다"며 "그리고 오늘 가덕신공항에 대한 발언을 접하고는 아연실색했다. 이것은 제가 생각한 최재형다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것은 채워나가면 되지만, 정치 철학의 문제, 한국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은 채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한 정치란 함께하는 예술"이라며 "한 나라의 운명과 미래를 열어갈 정치인이 사회적 쟁점에 대해 개인의 주장을 여과없이 쏟아내거나,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곧 공적인 발언으로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정치의 본령에 맞지도 않다. 이런 정치는 저 자신의 정치철학인 '화합과 통합의 정치'와도 전혀 다른 길"이라고 꼬집엇다.

정 전 의장은 "저는 더이상 최재형후보에게 대한민국을 맡기기는 어렵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너무나 부족한 분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

부산이 자신의 지역구였던 그는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한 후보의 발언은 실망을 넘어 절망적이다"라며 "누구보다 국토균형발전과 미래비전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 온 저는 물론 부산경남울산의 많은 시민들에게 최 후보의 발언은 협소한 수도권 일극주의에 매몰된, 국가미래에 대한 낮은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정 전 의장은 또 최 전 원장이 당장의 인기와 표를 생각하며 논쟁적 사안의 극단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는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저는 지금도 인간 최재형 후보의 도덕성과 인격을 존경해 마지않는다"면서 "저와 오랜 인연을 맺고 계신 소중한 분들께 그동안 최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해왔는데 본의아니게 큰 빚을 지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제 주변분들께도 미안함을 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