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인 폭행' 강동구청장, 구민 상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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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강동구청장이 배우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고도 이 사건 에 대한 보도 내용을 사실이 아닌 것처럼 호도하는 문자를 유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는 8월 5일 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해 보도했고, 취재 중 지난해 7월에도 강동구의 한 아파트 앞 공원에서 부인을 폭행한 혐의까지 받는 것을 파악해 기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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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배우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고도 이 사건 에 대한 보도 내용을 사실이 아닌 것처럼 호도하는 문자를 유포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7월 15일 오후 8시 30분께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배우자 A씨의 행동을 제지하려다 손목을 잡아 비트는 등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연합뉴스는 8월 5일 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해 보도했고, 취재 중 지난해 7월에도 강동구의 한 아파트 앞 공원에서 부인을 폭행한 혐의까지 받는 것을 파악해 기사화했다. 특히 A씨는 지난해 사건 당시 상해 진단서를 경찰에 냈다.
경찰은 이튿날 이 구청장 사건을 피해자 의사에 따라 가정보호사건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가정보호사건이란 가정폭력범죄 중 접근금지,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 등 보호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건을 말한다.
경찰은 통상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사안이 가볍지 않을 때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한다.
이처럼 이 구청장의 배우자 폭행 혐의는 수사기관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연합뉴스는 공인의 공직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고자 관련 내용을 성실히 취재해 보도했다.
이에 이 구청장은 보도 내용이 "오보"라고 주장하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조정을 신청했다.
이 구청장은 정정보도를 청구하면서 "지난해 7월 주먹으로 아내의 얼굴을 때려 다치게 한 사실도 없고 이와 관련해 경찰 조사에서도 진술하거나 언급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달 10일 열린 언론중재위 심리에서 중재부가 이 구청장에게 '작년 폭행 혐의로 조사받은 적이 있는지' 묻자 이 구청장은 "있다"고 시인했다.
정정보도 청구 핵심 사유부터 거짓이었던 셈이다.
다만 이 구청장은 자신이 손으로 배우자의 머리 근처를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지만 주먹과 얼굴은 아니다라며 조서에 그런 내용이 없으니 기사의 한 문장 중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때려"라는 표현을 바꿔달라고 했다.
중재부는 표현을 'A씨를 다치게 한', 'A씨를 폭행하여', 'A씨의 머리를 폭행하여' 등 3가지 중 하나로 순화하자는 제안을 했고, 연합뉴스와 이 구청장은 "A씨 머리를 폭행하여"로 바꾸는 데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중재부가 연합뉴스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언급한 바는 전혀 없다. 그런데도 이 구청장은 중재 내용을 왜곡·날조하는 단체 문자메시지를 23일 구민에게 발송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메시지에서 "지난 9월 10일 제가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는 8월 5일자 <연합뉴스> 최초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결정이 있었다", "제가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적도 없고, 손목을 비튼 적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언론의 일방적 보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는 부분은 어떠한 언중위 조정도 없었다.
이 구청장은 차기 공천과 표를 얻는 데에만 혈안이 된 지역 정치인의 추한 민낯을 보여줬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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