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토론회..너도나도 "내 공약 베꼈다" 난타전

박순봉 기자 2021. 9. 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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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민의힘의 23일 2차 대선 경선 TV토론회의 중심은 공약 검증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공약을 두고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면서 “카피 닌자” “공약 짬봉”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 윤 전 총장, 홍 의원, 원 전 지사는 핵무장론을 두고 서로 엉켜 논쟁을 벌였다.

국민의힘 안상수(왼쪽부터),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원희룡, 유승민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제2차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공약 배틀…윤석열 공약 표절 논란

국민의힘이 주관해 당 유튜브로 생중계된 대선 경선 2차 TV토론회에선 후보자간 ‘공약 배틀’이 벌어졌다. 특히 윤 전 총장의 공약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 화살이 몰렸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청년 대상 주택담보대출 비율 80% 허용 공약을 두고 “정세균, 이낙연, 유승민 후보 공약을 짬뽕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또 윤 전 총장의 안보 공약 중 ‘국익우선주의’란 표현을 거론하며 “그건 내가 한 얘기다. 자기 고유의 생각으로 하는 공약이 아니고, 참모들이 만들어준 공약을 발표하니까 자꾸 문제가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국익우선이라는 말에 특허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소상공인 관련 공약을 “갖다 쓰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갖다 쓰는 건 좋은데 ‘카피 닌자’라는 별명이 붙은 건 혹시 아시나”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군필자 주택청약시 가산점 부여 공약에 대해 “제 공약과 가점 5점 등 숫자까지 똑같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제 공약 얼마든지 갖다 쓰시라. 저는 환영한다”고 받아쳤다. 유 전 의원은 “미국 대선에서도 공약 표절은 아주 심각한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홍준표의 핵무장론 두고 설전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핵무장론에 대해 선공을 펼쳤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내놓은 나토식 핵공유 및 자체 핵무장 검토 공약을 거론하며 “국민들한테는 (핵무장 주장이) 사이다 느낌을 줄 수 있지만, 향후 (북한과의)핵협상에서 국익에 굉장한 손해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독자적 핵무장을 할 경우 북한의 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등의 요구를 감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독일 사례를 거론하며 “미국이 (핵 공유를) 거절하자 (독일의) 슈미트 수상이 프랑스와 영국처럼 ‘핵개발하겠다’고 하자 (미국이) 전술핵을 재배치했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캠프에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합류했다는 점을 들어 윤 전 총장의 대북 공약을 “문재인 2기의 대북정책”이라고 공격했다. 이 전 본부장의 재임 기간이 2017~2019년 문재인 정부 때였다.

원 전 지사도 홍 의원의 핵무장론을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전술핵 배치, 핵공유는 지금 현재 미국과 조율 안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부분은 먼 이야기”라며 한·미동맹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정선거, 배신자 논란도 여전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중심에 두고 황교안 전 대표와 하태경 의원은 이날도 맞붙었다. 하 의원은 1차 TV토론회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여지를 남긴 발언을 한 윤 전 총장을 향해서 “일고의 검토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어야 한다”며 “윤 후보의 발언 때문에 우리 당 전체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쫓는 당으로 치부됐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황 후보가 동의를 구하는 말씀을 해서 나도 좀 이상하긴 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지 않느냐는 취지에서 말했다”고 답했다.

황 전 대표는 발언 시간과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데 썼다. 그는 총선 당시 비정상 투표용지에 대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썼다가 내린 최 전 원장을 향해서 “그 글 보고 반가웠는데 얼마 안 돼 입장을 바꾸고 내렸다. 명확한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최 전 원장은 “다소 오해할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내렸다”고 답했다.

토론 말미에는 ‘배신자’란 단어도 다시 등장했다. 홍 의원은 유 전 의원에게 “아픈 질문을 하겠다”면서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일관되게 제 양심과 소신에 따라서 (박근혜 탄핵은)정당했다고 말씀드렸고, 다만 보수가 그 이후에 분열된 거기에 대해서는 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홍 후보님이 진정한 배신자다. 그렇게 말이 바뀌면 그게 배신이지 그게 소신이냐”면서 “제가 배신자면 최순실(최서원)이 충신이냐”고 역공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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